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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롯데와 두산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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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장원준 롯데→두산..올해 린드블럼도 두산 품에
롯데 두 선수 이적후 하향세, 영입한 두산 상승세와 대비..김태룡 단장의 ‘신의 한 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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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은 롯데에게 뼈아픈 하루였다. 겨우 바닥에서 벗어나는 듯싶었는데 또 한번 결정타를 맞았다. 롯데는 10일 이후 4승2패를 기록 중이었다. 넥센과의 3연전에서 첫 위닝시리즈(3전 2승)를 기록한 이후 찾아온 상승세였다.

19일 삼성전 선발 투수는 펠릭스 듀브런트. 롯데가 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에 영입한 귀한 몸이다. 메이저리그서 31승을 거둔 실력파. 하지만 네경기째 승리가 없었다. 패전만 세 차례.

듀브런트는 이날 삼성을 맞아 6이닝 4실점했다. 국내에서 치른 5차례 경기를 통틀어 가장 좋은 내용이었으나 승리를 따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한번의 패배. 듀브런트에겐 이제 익숙해진 모습이다.

같은 날 조쉬 린드블럼(두산)은 한화전 선발로 나섰다. 7이닝 2실점의 깔끔한 투구. 두산에 와서 거둔 시즌 4번째 승리였다. 듀브런트는 4패. 이 극명한 대비는 고스란히 1위 두산과 10위 롯데의 순위에 적용된다. 린드블럼은 지난해까지 롯데 투수였다.

롯데와 린드블럼의 이별은 산뜻하지 못했다. 미움이 덕지덕지 쌓인 부부처럼 서로를 비방하면서 헤어졌다. 시장에 나온 린드블럼을 낚아 챈 구단은 두산이었다. 7년째 한지붕 아래 지내던 더스틴 니퍼트(kt)와 채 이혼 도장을 찍기도 전이었다.

두산은 니퍼트의 나이(37세)와 고액 연봉(210만달러)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러던 차에 린드블럼과 롯데의 불화 소식을 접했다. 린드블럼은 국내 리그서 검증을 거친 투수. 더구나 두산은 롯데 구단 내부 사정을 손바닥 안 들여다보듯 하고 있었다.

3년 전에도 롯데는 유사한 이별을 경험했다. 그 때도 덕을 본 쪽은 두산이었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장원준에게 4년 88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 장원준은 4억원 적은 84억원에 두산 품에 안겼다.

장원준의 마음은 이미 롯데를 떠난 상태였다. 장원준과 롯데의 이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은 두산 김태룡 단장이었다. 김 단장은 부산고-동아대를 거친 부산 토박이 출신. 두산으로 오기 전 롯데 프런트를 지내 롯데 구단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장원준은 김 단장의 부산고 후배이기도 하다.

김 단장은 먼저 장원준의 몸 상태부터 체크했다. 장원준의 어깨와 팔꿈치엔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예비 FA 투수들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 건강한 장원준이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두산의 베팅은 적중했다. 두산은 그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장원준은 1승1패로 맞선 3차전서 7⅔이닝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리그 1위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2016년 한국시리즈 2차전서는 NC에 8⅔이닝 1실점 승을 기록했다. 두산 이적 이후 3년 동안 따낸 승수는 41승(27패). 장원준을 잃은 롯데는 2년 연속 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이대호의 가세로 3위로 반등했다. 린드블럼을 보낸 2018년은 23일 현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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