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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노선영도 없고 사과도 없고…불난 집에 기름 끼얹은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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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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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믿고 싶어도 믿을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따돌림' 논란에 직접 해명했다. 하지만 성난 국민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이 참가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김보름과 노선영, 박지우로 이뤄진 한국 여자 팀추월팀은 1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예선에 출전했다. 결과는 3분03초76의 저조한 기록으로 예선 탈락에 그쳤다.

하지만 문제는 결과가 아니었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들이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팀플레이'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팀워크나 의사소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들은 서로를 외면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는 '남 탓'까지 나왔다. 당연히 국민들의 분노가 클 수밖에 없었다.

빙상연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야기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내용 투성이였다.

먼저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보름과 백철기 감독이 참석한 반면, 노선영과 박지우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몸살로 도저히 나올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지우에 대해서는 "'선영이 언니가 못가면 나도 못간다'고 덜덜 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 감독의 설명은 결과적으로 여자 팀추월 선수들 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심증'을 더욱 굳건히 해주고 말았다.

이후의 해명들 역시 도저히 믿기 힘든 내용들 뿐이었다. 백철기 감독은 레이스 마지막 스퍼트 상황에 대해 "노선영이 직접 '끝까지 속도를 유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노선영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이스 뒤 노선영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또한 백 감독은 "경기장 분위기로 인해 앞서 나간 선수들이 노선영이 뒤로 처진 부분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무리 시끄러운 경기장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바로 옆에서 달리던 선수가 뒤처졌는데, 선수들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선수들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것은 빙판 위에서 뿐만이 아니다. 김보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도 노선영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시간이 늦었고, 방이 달랐다"는 것이 이유였다. 개인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릴 여유가 있는 사람이 전화, 문자조차 먼저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빙상연맹의 긴급 기자회견은 아무런 해명도 되지 않는 자리였다.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돼버렸다. 믿으려야 믿을 수 없는 변명의 향연 속에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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