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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ST스페셜]노선영, 마지막까지 아쉬움만 남은 평창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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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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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꿈에 그리던 평창 올림픽이 이렇게 다사다난한 무대가 될 줄은 몰랐다.

노선영이 평창 올림픽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선영은 19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예선에 김보름, 박지우와 함께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분03초76으로 전체 8팀 중 7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보다 안타까운 것은 과정이었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한 몸 같이 움직여야 하는 종목이다. 세 선수 중 마지막 선수의 결승선 통과 기록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는 한 팀으로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다. 노선영이 레이스 후반 뒤로 처지기 시작했지만, 김보름, 박지우는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결국 노선영은 가장 늦게 홀로 결승선을 통과해야 했다.

노선영은 2006 토리노 올림픽부터 2018 평창 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당초 2014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하려고 했지만, 평창을 마지막 목표로 삼고 스케이트끈을 동여맸다.

노선영에게 평창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이자, 동생을 위한 무대이기도 했다. 노선영의 동생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고(故) 노진규이다. 쇼트트랙 장거리 에이스로 활약했던 노진규는 소치 올림픽 전 골육종이 발견돼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노선영이 평창으로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하마터면 올림픽 무대를 밟지도 못할 뻔했다. 다행히 러시아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노선영에게 극적으로 마지막 기회가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참가한 노선영은 지난 12일 열린 여자 1500m에서 1분58초75의 기록으로 14위를 차지하며 웃음을 되찾았다. 여자 팀추월에서는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여자 팀추월 예선에서 다시 모든 것이 어긋났다. 레이스가 끝난 뒤 노선영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밥데용 코치가 다가와 노선영을 위로했지만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위로만으로 눈물을 그치기에는 노선영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안타까웠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에게는 21일 여자 팀추월 파이널D(7-8위전) 경기가 남아 있다. 김보름, 박지우와 달리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않는 노선영에게는 올림픽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노선영에게는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도 너무 가혹해 보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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