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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평창행’ 무산 노선영 “빙상연맹,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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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스타그램에 ‘누구를 위한 연맹인가’ 글 올려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다”



한겨레

노선영 선수와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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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실수로 4년 동안 준비해온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노선영(29) 선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는 글을 올려 분노를 표했다.

노선영은 24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골육종으로 2016년 사망한 동생)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며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고,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빙상연맹은)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 나는 지금까지 시키는대로 훈련했을 뿐인데 왜 나와 우리 가족이 이 슬픔과 좌절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노선영은 마지막으로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며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했다.

앞서 빙상연맹은 지난 23일 밤 “노선영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노선영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을 잘못 숙지하면서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 규정에는 올림픽 팀 추월에 출전할 선수에게 개인종목 출전권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노선영은 개인종목 출전권을 따내지 못 했다. 노선영은 지난해 말 자신이 팀 추월에 나설 자격이 되는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문의했지만 “문제없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영의 동생 노진규는 유망한 쇼트트랙 선수였으나 2013년 9월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하다가 2016년 4월3일 끝내 숨졌다.

누리꾼들은 빙상연맹을 강하게 성토했다. ‘sontaehoo1’은 “노선영 선수가 울먹여가면서 올림픽 가기 위해 피나게 노력한 흔적이 빙상연맹 때문에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고 했고, ‘0ddwoods’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빙상연맹이 터무니없는 변명만 늘어놓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빙상연맹 담당자들을 철저히 문책하고, 징계하길 바란다”고 했다. ‘globalun193’도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거다. 그동안 빙상연맹이 선수들에게 해왔던 악행들을 모두 돌려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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