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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골든글로브 '블랙글로브'…스타들 '검은 옷' 입고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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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골든 글로브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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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윌리엄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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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yl Streep, Ai-jen 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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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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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방송인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화려하기 그지 없던 레드카펫이 검게 물들었다.

지난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계를 뒤흔든 할리우드의 고질적인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세계 최고 배우들은 검은 옷을 입고 연대와 극복을 약속했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인공은 4관왕에 빛나는 '쓰리 빌보드'가 아닌 성폭력을 세상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힘을 모은 배우들의 차분하면서도 강력한 다짐이었다.

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즈 비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대부분 배우들이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한 건 지난해 미국 영화계 거물인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에서 촉발한 성폭력 대항 운동인 '미 투'(Me Too)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 캠페인은 미국 사회운동가인 태러나 버크(45)가 2007년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고발하고 연대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으로 자신이 겪은 아픔을 스스로 공개해 피해자들이 연대하게끔 하는 운동이다.

'올 더 머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미셸 윌리엄스(38)는 검은 옷을 입고 버크와 함께 레드카펫에 서서 "내 딸을 이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는 걸 버크가 보여줬다. 우리에게는 아직 우리 아이들을 다른 세상에서 살게 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투'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더 포스트'로 윌리엄스와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의 맏언니 메릴 스트리프(69) 또한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스트리프는 또 다른 사회운동가인 아이옌푸(44)와 함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 "할리우드의 남성과 여성은 이제 두꺼운 검은 천으로 연대했다"며 "나는 이 운동은 매우 대담한 사건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 배우들은 보석 대신 가슴에 '타임즈 업'(Time's Up)이라고 쓰인 핀을 달기도 했다.

'타임즈 업'은 지난 1일 여배우·프로듀서·작가 등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여성 300여명이 업계는 물론 미국 사회 내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 결성한 단체다.

와인스타인 사건 초기에 폭로를 주도한 애슐리 저드는 '타임즈 업' 결성 멤버인 리즈 위더스푼·케리 워싱턴·에바 롱고리아·살마 아예크 등은 검은 드레스를 맞춰 입고 레드카펫에 섰다. 롱고리아는 "이것은 운동이다. 순간의 움직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This is not a moment, it’s a movement). 오늘 밤은 이 운동의 일부"라고 했다.

니콜 키드먼·앤절리나 졸리·제시카 비엘·마고 로비·앨리슨 브리·바이올라 데이비스·에마 스톤·할리 베리 등도 검은 드레스를 입고 이 운동에 동참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날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공로상인 세실 B 데밀상을 받는 자리에서 여성들을 향해 "당신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밝혀라. 그게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우리 여성들은 강하다. 우리가 연대하고 서로를 도울 때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 배우들도 '검은 옷 입기' 운동에 함께했다. 이날 시상식을 진행한 세스 마미어스 뿐만 아니라 '겟 아웃'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대니얼 칼루야, 데이비드 하버·닉 조나스·밥 오덴커크 등은 턱시도 안에 전통적인 흰색 셔츠 대신 검정색 셔츠를 입고 이날 운동을 지지했다.현지 언론은 검은 드레스 입는 이 운동이 오는 3월 열리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마틴 맥도너 감독의 '쓰리 빌보드'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등 4관왕에 오르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개리 올드먼('다키스트 아워'),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레이디 버드'의 시얼샤 로넌이,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은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의 제임스 프랭코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차지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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