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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최고의 플레이 만든 ‘최고의 자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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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올해의 감독상

경향신문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상에 애리조나 토리 러블로,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이 선정됐다. 둘 모두 ‘자상한 감독’의 대명사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감독은 더 이상 카리스마 넘치는 “나를 따르라” 스타일이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최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자상한 감독’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러블로 감독은 지난해 69승93패에 그친 애리조나를 93승69패의 팀으로 변화시키면서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에 따르면 러블로는 ‘애리조나 팀 분위기를 새롭게 만든 감독’이다. 지난 5월14일 팀 클럽하우스 매니저 로저 라일리가 모친상을 당하자 러블로 감독은 장례식 참석을 결정했다. 이날 오후 6시40분 뉴욕 메츠와의 경기가 잡혀 있던 선수들은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오후 2시에 열린 장례식에 참석한 뒤 경기장으로 떠났다. 러블로 감독은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장례식 참석 이유를 밝혔다. 구단 직원의 모친상에 선수단이 조문을 하는 것은 경조사를 중요시 여기는 KBO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한 가족’이 된 애리조나는 이후 달라졌다. 그때까지 21승17패로 지구 3위였지만 이후 31경기에서 23승8패의 놀라운 승률을 거뒀다. LA 다저스의 더 놀라운 승률(52승9패)이 아니었더라면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러블로 감독은 취임하자마자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아닌 구단 말단 직원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새 감독이 됐다.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러블로의 새로운 방식은 애리조나 팀 분위기를 단번에 바꿨다.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은 리그를 대표하는 ‘신사’다. 2016시즌 미네소타는 59승103패로 꼴찌였지만 올시즌 85승77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랐다. 팀이 리빌딩을 하는 과정에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가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것은 1989년 볼티모어 프랭크 로빈슨 이후 처음이다.

슈퍼스타 출신이지만 겸손함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몰리터 감독은 “올해의 감독상은 나 혼자 잘했다는 뜻이 아니라 코치, 선수, 구단 전체가 모두 함께 거둔 성과다. 미네소타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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