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얼개 ‘K포맷’ 수입한
ABC 월요극 첫 방송 최고 시청률
보기 드문 휴먼 스토리에 감동
꽃할배 후 북미·유럽 포맷수출 늘어
‘별그대’ ‘조들호’도 리메이크 추진
한국 드라마 ‘굿닥터’를 리메이크한 ABC ‘더 굿닥터’. 프레디 하이모어가 외과의사 숀 머피 역(오른쪽)을 맡았다. [사진 각 방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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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미국 지상파TV의 프라임타임에 처음 편성된 우리 드라마로 주목받았지만, 미국에서는 ABC 월요드라마 역대 첫 방 최고 시청률로 화제를 모았다. 1996년 ‘데인저러스 마인드’ 이후 21년 만의 기록 경신이다. 디지털 영상저장장치(DVR) 등으로 시청한 사람 또한 790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 방송 후 일주일간 누적 시청률(C7)은 4.4%(1921만명)에 달한다. 이는 본방송에 상영된 광고까지 그대로 붙어있는 버전을 시청한 경우로 광고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 중 하나다.
사실 미국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외과 의사의 성장담은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특성상 액션이나 재난물이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보여주기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 평점에서도 비평가 지지도는 37%, 대중 지지도는 8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일부 언론은 “지나치게 감상적”(USA 투데이)이라거나 “너무 멜로드라마스럽다”(EW)라고 비판했지만, 대중은 보기 드물게 착하고 단순하지만 핵심을 간파하는 숀 머피(프레디 하이모어 분)에게 주목했다. ‘하우스’를 집필한 데이비드 쇼어가 작가로 참여한 것도 주효했다.
2013년 KBS2 방영 후 리메이크를 추진해온 KBS 아메리카 유건식 대표는 “원작의 틀을 유지한 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시즌제 제작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콘텐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이스라엘 원작으로 쇼타임에서 방영된 ‘홈랜드(Homeland)’가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을 휩쓸고 내년 시즌7까지 제작을 확정지으면서 이스라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처럼 ‘더 굿닥터’ 역시 이러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단 얘기다.
공동제작사로 참여한 3AD와 엔터미디어콘텐츠는 각각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별에서 온 그대’ 리메이크를 추진 중이다. 3AD는 ‘로스트’ ‘하와이 파이브 오’ 등 미국 드라마의 인기 스타인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이 설립한 제작사다.
SBS ‘신의 선물’ 원작으로 지난 7월 ABC에서 먼저 10부작으로 방영된 ‘썸웨어 비트윈(Somewhere Between)’은 시청률이 0.5%대에 그쳐 시즌제 제작이 불발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신의 선물’의 경우 14일 동안 일을 그린 드라마로 이야기 구조 자체가 너무 닫혀 있어서 시즌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적었다”며 “앞으로는 처음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이야기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NOVE에서 방영된 JTBC 원작의 ‘히든 싱어’. [사진 각 방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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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의 ‘더 늦기 전에’. tvN ‘꽃보다 할배’가 원작이다. [사진 각 방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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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황진우 글로벌콘텐츠개발팀장은 “‘아메리칸 아이돌’ 등 기존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포맷이 10년이 넘어가면서 새 포맷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서구 포맷들이 성공하지 못한 중국 시장에서 한국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쌓인 신뢰도가 더해져 실제 리메이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급증하는 K포맷 수출액 |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산업팀 손태영 매니저는 “한한령 이후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북미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최근에는 단순히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공동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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