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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프로 킬러’ 최혜진, 18년 만에 아마 2승… 화려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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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고별전 MBN 女오픈 우승 / 합계 14언더… 박지영 2타차 제압 / 23일 프로 전향… 롯데와 후원 계약 / 31일 개막 한화클래식 통해 데뷔 / 2017년 국내외 대회 양보한 상금 10억

‘기세’라는 것은 참 무섭다. 강한 상승세를 탄 누군가가 쫓아오면 앞서가는 이들이 알아서 무너지곤 한다. 특히 겁 없는 젊은 기세는 더 무섭다. 여고생 아마추어 최혜진(18·학산여고)의 기운이 그렇다. 지난 7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 우승으로 2012년 김효주 이후 5년 만에 국내 프로 대회를 제패한 아마추어 선수가 된 최혜진은 곧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준우승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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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이 20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KLPGA 제공


이렇게 기세가 등등한 최혜진이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자신의 아마추어 고별전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 공동선두 박지영(21·CJ오쇼핑)과 김소이(23·PNS)에 한 타 뒤진 채 최종 3라운드를 맞은 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4개에 이글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2위 박지영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프로 무대 통산 2승 이상을 거둔 다섯 번째 아마추어이자 1995년 박세리(4승), 1999년 임선욱(2승)에 이어 18년 만에 한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세 번째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최혜진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11번 홀(파4).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여 첫 단독선두에 나선 최혜진은 김소이의 추격에 공동 선두를 내줘 쫓기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최혜진은 1, 2라운드에서 404야드로 세팅됐다가 3라운드에서 299야드로 바뀐 11번 홀에서 과감한 드라이브샷을 날려 바로 그린에 공을 올렸다. 그는 약 7.5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김소이를 다시 2타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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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학산여고)이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아마추어 고별전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KLPGA 제공


최혜진의 기는 17번 홀(파4)에서도 상대를 눌렀다. 다시 최혜진과 공동선두까지 따라온 김소이는 이 홀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김소이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 바로 옆 러프에 빠뜨렸고 세 번째 샷이 뒤땅을 치며 이 홀에서만 3타를 잃고 말았다.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20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과 단체전 2관왕, 지난해 세계아마추어선수권 역시 2관왕 등 ‘아마추어 최강’으로 이름을 날린 최혜진은 이제 23일로 만 18세가 되며 프로로 전향한다. 최혜진은 오는 28일 롯데와 2년간 약 10억원의 후원 계약을 할 예정이며, 오는 31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을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지금까지는 아마추어 신분인 탓에 두 차례 우승상금 총 2억원 등 받지 못한 KLPGA 상금 총액만 랭킹 8위에 해당하는 3억350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 상금 54만달러(약 6억900만원) 등 각종 해외 대회 성적까지 합치면 양보한 상금만 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프로선수로서 상금 사냥에 나서며 한국 여자골프의 새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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