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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류현진-마에다 경쟁,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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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류현진(左), 마에다 켄타(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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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뒷서거니 싸운다. 류현진(30)과 마에다 겐타(29·일본)의 선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승리는 한 번 밖에 못 거뒀지만 24이닝 동안 5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1.88)은 내셔널리그 4위(14일 현재)다. 투구 내용도 뛰어나다. 오른손타자 바깥으로 흘러가는 체인지업과 몸쪽으로 파고드는 커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MLB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존 헤이먼은 '류현진이 최근 엄청난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타임을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에다도 후반기 흐름이 좋다. 평균자책점은 1.98로 류현진에 뒤졌지만 5번의 선발 등판에서 4승을 따냈다.

13~1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다저스의 3연전은 둘에게 매우 중요한 시험무대였다. 똑같은 팀을 상대로 나란히 등판해 자신이 경쟁자보다 더 낫다는 걸 보여줄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둘다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13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3실점했다. 팀 타선이 뒤늦게 터져 패전은 면했지만 5회에 투구수 100개를 넘어서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다음 날 등판한 마에다도 마찬가지였다. 1회 5번타자 윌 마이어스를 뜬공으로 잡아낸 뒤 14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긴 했지만 홈런 2개를 맞는 바람에 4실점했다. 다저스가 6-4로 이겨 쑥스러운 승리를 챙겼지만 만족스럽진 않았다.

시즌 전체 성적으로 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다승에선 11승(4패)을 거둔 마에다가 4승(6패)에 그친 류현진에 앞선다. 평균자책점에선 류현진(3.63)과 마에다(3.76)의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선발투수의 덕목인 평균이닝에선 5.45이닝을 책임진 류현진이 마에다(5.28)보다 앞서 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경험도 있다. 2013년과 2014년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수뇌부가 고민하는 이유다.

다저스에게 이번 시즌은 특별하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를 기회이기 때문이다. 83승34패를 거둔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72승45패)를 멀찍이 따돌렸다. 하지만 다저스는 최근 몇 년간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 커쇼와 잭 그레인키(애리조나)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갖고도 월드시리즈에 가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더 강력한 투수진을 구성하기 위해 다루빗슈 유(31)를 영입하고, 류현진과 마에다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들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류현진은 "우리 팀이 강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고, 선의의 경쟁은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에다도 "(류현진과의 경쟁은)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마에다의 경쟁은 이제 막바지다. 허리 부상 중인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불펜 투구를 시작한 커쇼는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에 돌입한다. 이르면 이달 말에는 선발진에 합류한다. 류현진과 마에다에게 주어진 기회는 많아야 세 번 정도다. 이번 승부에서 진다면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도 장담할 수 없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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