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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NBA 꿈 먹고 자란 15살…“제임스·어빙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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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일은 우리가 주인공】

‘농구 유망주’ 용산중 여준석·김동현

여준석 키 2m2의 만능 선수

김동현 다재다능한 장신 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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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의 ‘미래’ 용산중학교 농구부 센터 여준석(왼쪽)과 슈팅가드 김동현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학교 체육관에서 함께 공을 잡은 채 포즈를 잡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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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얼굴엔 듬성듬성 여드름이 피어 있다.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춘기 소년들이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되자 눈빛이 달라진다. 포부도 당차다. 꿈이 뭐냐고 물으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엔비에이(NBA) 진출”이라고 한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중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이 학교 3학년 센터 여준석(15)과 슈팅가드 김동현(15)은 한국 농구의 ‘미래’다.

둘은 2002년 2월(김동현)과 3월(여준석) 태어났다.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그해 6, 7월 백일을 맞았다. 이제 만 15살. 그런데 여준석은 큰 키(2m2)부터 눈에 띈다. 우리나라 중학교 농구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m가 넘는다. 기량도 뛰어나다. 서장훈(43·은퇴)-김주성(38·원주 동부)-이종현(23·울산 모비스)의 대를 잇는 대형 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여준석은 수원 삼일중학교 1학년 때부터 농구를 하다가 지난 4월 용산중학교로 ‘둥지’를 옮겨 ‘유망주 제조기’ 박민재(45)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박 코치는 삼광초-용산중 코치를 거치며 허재 남자대표팀 감독의 둘째 아들 허훈(23·연세대)을 비롯해 안영준(23·연세대), 김국찬(22·중앙대) 등을 길러냈다.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 2, 3순위 지명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스페인에서 농구 유학을 하다가 최근 귀국한 ‘특급 유망주’ 양재민(18·경복고)도 그의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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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코치(가운데)와 두 선수.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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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코치는 여준석에 대해 “한마디로 ‘급’이 다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탄력도 좋고 순발력과 스피드도 뛰어나다. 골 밑 공격과 외곽슛, 드리블, 덩크슛까지 만능”이라고 했다. 앞으로 체력만 보강하면 역대급 선수가 될 것이라는 게 박 코치의 설명이다. 여준석은 “내외곽을 겸비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현도 1m87의 장신 슈터다. 지난해 1년 동안 미국에서 농구 유학을 했는데, 그사이 키가 15㎝나 자랐다. 정확한 슛은 기본이고, 질풍 같은 골 밑 돌파와 넓은 시야도 돋보인다. 프로농구 현역 최고액 연봉 선수인 이정현(30·전주 KCC)을 연상시킨다. 박 코치는 “동현이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힘이 좋아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김동현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속공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키는 능력”이라고 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담대함이 돋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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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왼쪽)이 레이업슛을 시도하자 여준석이 막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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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둘 다 농구인 2세이자 친형도 농구선수인 ‘농구인 가족’이다. 김동현의 아버지는 2016~2017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인 안양 인삼공사의 김승기(45) 감독이다. 김 감독도 현역 시절 ‘터보가드’라는 별명처럼 돌파와 슛이 좋았던 가드 출신이다. 박 코치는 “슛만 놓고 보면 아들이 현역 시절 아버지보다 낫다”고 했다. 김동현의 형 김진모(18·배재고 3년)는 1m96의 큰 키로 센터를 맡고 있다.

여준석의 아버지는 부산 동아고와 고려대에서 농구를 했던 여경익(50)씨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농구를 일찍 접었다. 여준석의 형 여준형(17·용산고 2년) 역시 키 1m97의 센터다. 여준석은 지난 16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농구 유망주들이 모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퍼시픽캠프에 참가 중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과 나이키가 공동 주최하는 캠프인데, 주최 쪽에서 “여준석이 오느냐”고 여러번 문의할 정도로 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에 한국 청소년 10명이 참가하는데, 8명이 고등학생이고 중학생은 여준석을 포함해 2명뿐이다. 여준석은 “엔비에이 출신 코치들은 어떻게 지도하는지 궁금하다”며 “다른 나라 아이들과도 맞붙어 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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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왼쪽)과 여준석.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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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눈높이는 미국프로농구로 향해 있다. 나란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으로 엔비에이 최고스타 르브론 제임스(여준석)와 ‘최고의 드리블러’ 카이리 어빙(김동현)이 자신들의 롤모델이다. 둘은 아직 공식 대회에서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었다. 여준석이 학교를 옮기면서 중고농구연맹이 주최하는 대회 출전이 1년간 정지됐기 때문이다. 대신에 다음달 22일부터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하는 종별선수권대회 출전은 가능하다. 둘은 “우리가 호흡을 맞출 기회가 왔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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