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선수층' LG, 주전 빠진 뒤 뒤집기가 시작됐다

환호하는 LG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의 외야는 나머지 9개 구단이 부러워할 만큼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내야도 빡빡하기는 마찬가지다. 우규민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로 최재원이 합류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졌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t wiz와 시범경기는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물러난 경기 후반 백업 선수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LG는 1-5로 뒤진 6회초 수비 때 야수들을 싹 물갈이했다.

김용의→이형종, 채은성→이천웅, 문선재→임훈 등 외야 포지션별 경쟁자들이 그라운드를 차례로 밟았다.

7회초 수비 때는 유격수 오지환이 빠지고 강승호가 투입됐다.

이들은 주전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자신들의 힘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LG는 6회말 서상우의 내야안타를 신호탄으로 황목치승의 볼넷, 이천웅의 우중간 안타로 1사 만루의 밥상을 차렸다.

김재율과 임훈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뽑아내고 1점 차까지 추격한 LG는 7회말에는 최재원, 이형종, 강승호, 서상우의 4연속 안타로 3점을 더해 뒤집기에 성공했다.

결국 LG는 kt에 7-5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kt에 첫 패배를 안겼다.

사실 이 날 경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LG는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찌감치 5점을 실점한 가운데 4회말 루이스 히메네스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낸 것이 유일했다.

전날은 정대현, 이날은 라이언 피어밴드에게 꽁꽁 묶이며 별다른 활로를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LG는 6회말부터 내외야 주전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후 완전히 다른 경기 흐름을 보였다.

주전급 선수들과는 달리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한 이들은 악착같은 모습으로 결국 경기를 뒤집어놨다.

주전급 선수로만 야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상 선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고, 그 뒤를 탄탄하게 메울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의 확보가 중요하다.

일단 LG는 이날 경기를 통해 내외야 자원이 예전과는 달리 확실하게 두터워졌음을 증명했다.

LG는 올 시즌도 리빌딩 기조를 천명한 상황이라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이날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예사롭게 만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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