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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kt 김진욱 감독의 즐거운 스프링캠프..."스토브리그 전력보강 실패 서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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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김진욱 감독이 9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메사 슬로안파크에서 일본프로야구 니혼햄과의 연습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메사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투산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kt는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했다. 발빠르게 우완투수 돈 로치와 85만 달러에 계약한 뒤 “제1선발을 찾겠다”며 대어급 외국인투수 영입을 선언했지만 결국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했다.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도 3루수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지만 이원석(삼성)과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을 모두 놓쳤다.

그러나 kt 김진욱 감독은 ‘긍정의 전도사’다. 하는 일이 다 술술 풀릴 것이라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그답게 넉넉치 못한 현실을 유연하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를 모르는 선수 3명이 함께 있는 것보다 피어밴드가 함께 있는 것이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구단에서는 더 나은 외국인투수를 데려오려고 애를 썼는데 그게 잘 안됐다. 그래서 뒤늦게 외국인투수가 합류하는 것보다 빨리 피어밴드와 계약해서 함께 훈련하는 것이 낫겠다고 구단에 내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어밴드는 2015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했다. 대체로 수술한 뒤 3년차에 접어들면 훨씬 좋은 공을 던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피어밴드에게 성적을 크게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로테이션만 잘 지켜주면 된다. 피어밴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는데 돈 로치가 어떻게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다행히 로치는 들어온 지 하루만에 우리말을 배워서 “화이팅 하자”고 외치는 등 빠르게 팀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다. 두 외국인투수가 선발에서 잘 버텨줘야 어린선발 투수들을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타자인 조니 모넬도 성격이 아주 좋다. 타격쪽에서는 기대가 크다. 훈련을 하면서 외국인선수들의 장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데 기존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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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용국 코치(가운데)가 훈련에 앞서 선수들과 함께 조별 미팅을 하는 가운데 김진욱 감독이(왼쪽 세 번째) 조용히 다가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투산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김 감독은 FA시장에서 3루를 보강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당장 황재균을 데려왔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 술 더 떠 구단이 FA시장에 투자하려는 것을 만류하기까지 했다. 김 감독은 “kt는 야구단을 운영하기에 좋은 기업환경이 아니라서 단기적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끌어내기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는 쪽으로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 정현과 김사연 등이 3루 경쟁을 하고 있는데 2~3년 정도면 황재균 정도는 아니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라면 부족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자할 수 있지만 kt는 솔직히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격수로는 박기현과 심우준을 경쟁시키고 있다. 김 감독은 “육성을 하려면 심우준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일단은 박기혁 뒤를 심우준이 받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루를 맡을 정현이 풀타임으로 뛸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3루를 함께 볼 수 있는 심우준이 언제든 커버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한 포석이다. 김 감독은 포수 장성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장성우는 이해창, 김종민 등과 경쟁해야 한다”면서도 “허리 상태는 좋아졌고 무엇보다 생각하는 것이 달라졌다. 동료들에게 솔선수범하고 공항에서 선수단 짐도 자기가 먼저 옮기더라. 원래 말을 할 때도 툭툭 쏘는 스타일인데 아주 다정해졌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은 풀타임으로 뛰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풀타임으로 뛰어보면 나름대로 요령과 노하우가 생긴다. 어린 선수들을 스타팅으로 내보내면 처음엔 배트를 쌩쌩 돌리다가도 3경기쯤 지나면 배트를 내밀지도 못한다. 매번 나갈 때마다 있는 힘을 다 쓰기 때문이다. 그러니 2년차가 되면 과부하가 걸려 ‘2년차 징크스’를 맞게 된다. 우리 팀에서는 엄상백과 조무근이 그런 케이스다. 첫 해 반짝해서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만 봤지 위험부담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결과다. 그렇지만 올시즌엔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조금 더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큰 역할을 해줄 것이다. 고영표는 선발경쟁을 시킬 생각이다. 원래 불펜은 물론 선발로도 던졌던 투수다. 잠수함 투수인 고영표가 선발로 들어가주면 구색도 좋다. 체인지업이 좋아서 좌타자를 상대하는데도 문제가 없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아직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마음가짐이 아주 단단해졌고 밸런스도 아주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 감독이 마냥 무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준비하는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이 제안한 연습경기를 거절했다. 마이너급 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그쪽에서 경기를 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네덜란드가 18일 kt의 캠프지인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의 메인 구장에서 NC와 연습경기를 갖기로 하면서 네덜란드와 kt의 연습경기가 다시 성사됐다. 김 감독은 “아직은 연습경기를 할 정도로 몸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았고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어수선한 구장에서 경기를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해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팀 청백전도 연습구장이 아닌 메인 구장에서 한다. 야구는 주변 환경도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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