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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최종예선 출발' 슈틸리케호, 원톱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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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황희찬(왼쪽)과 손흥민(오른쪽)이 30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신태용 코치와 함께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2016.08.30. 파주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임기응변으로 넘어야하는 것일까. 전술적인 보완책이 준비된 것일까.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가 공격 첨병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향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그동안 원톱없이 경기를 치러온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궁금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인 중국전(9월1일)과 시리아전(9월6일)에 나설 선수를 지난 22일 발표하면서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를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등 둘만 뽑았다. 그런데 시리아전에만 참가하기로 했던 석현준이 뒤늦게 제외되면서 공격수 자원으론 황희찬 하나만 남았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막내였던 황희찬은 이번이 국가대표팀 첫 발탁이다. 국가대표팀 선배들과 경기를 소화해본 경험이 없을 뿐더러 소속팀 사정으로 소집일보다 하루 늦은 30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은 우리와 경기에서 수비 뒷공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황희찬은 스피드를 갖췄고 개인 전술에 능해 중국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틀만 같이 훈련해 본 황희찬에게 득점 책임을 져야하는 최전방 포지션을 맡기기에는 감독도 선수도 부담스럽다. 리우 올림픽에서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은 “희찬이가 빨리 형들이랑 친해져야 할 텐데…”라며 걱정 섞인 시선도 드러냈다. 거침없고 저돌적인 황희찬은 올림픽팀에서도 직접 득점보다는 주변 동료들과 호흡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능했다. 서로가 데면데면한 대표팀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4-2-3-1이나 4-1-4-1 등 최전방 공격수를 1명은 꼭 두는 전술로 A매치를 치렀다. 지난 3월 열린 동남아 태국과 친선경기에서 석현준과 이정협(울산) 두 명의 원톱자원을 동시에 선발로 내세운 것 정도가 이례적인 케이스였다. 지난 2014년 10월 시작된 슈틸리케 감독 체제 이후의 경기들을 돌이켜봐도 초기 조영철(상주)을 시작으로 이정협과 석현준, 황의조(성남) 등 스트라이커들이 늘 있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들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해 3월 27일 대전에서 치른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당시에는 선발로 나선 이정협이 전반 31분 부상을 입고 물러나면서 2선 지원이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그 자리를 대신 메웠다. 이어 같은 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는 전천후 공격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원톱 자리를 맡아 72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당시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직후여서 부상 선수들이 있었고, 친선경기였던 만큼 새로운 시도를 해볼만했다. 올림픽 본선행을 다투는 최종예선과는 경기의 무게감이 달랐다. 손흥민(토트넘)은 경기의 상황에 따라 중앙공격수 위치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시작부터 원톱으로 나선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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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지동원. 2016.08.30. 파주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믿음을 실어야할 선수들은 한 번이라도 슈틸리케 감독 지휘 하의 대표팀에서 최전방에 서본 지동원 구자철 손흥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멤버는 11명, 교체 한도는 3명이다. 현 대표팀 20명 가운데 6명의 선수는 중국전에 뛰지 못한다”면서 “손흥민 지동원 구자철 황희찬 등 많은 옵션이 있어 공격수가 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여러 포지션을 경험해본 선수들이지만 자리가 바뀌면 요구되는 플레이스타일과 역할도 바뀐다. 대안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변화된 자리에서 얼마나 능숙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낼지가 관건이다. 원톱 위치에 대체자를 채워넣는 대신 상대적으로 풍부한 2선 자원들을 활용하는 전술변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물론이고 이재성(전북)과 권창훈(수원 삼성)등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들이 이번 대표팀에 포함됐다. 하지만 두 가지 대안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에 맞게 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것이 불안요소다.

이번 중국전에서 어떤 선수를 기용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느냐는 뒤를 이어 치러야 하는 시리아와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흥민은 소속팀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중국전을 끝낸 뒤 잉글랜드로 돌아가야 한다. 아무런 변수가 생기지 않아도 시리아와 치르는 두 번째 경기에선 공격의 한 축이 빠지는 셈이다. 현재 선수구성 안에서 원톱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리아전 준비는 또다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최종예선 상대 중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중국 및 시리아와의 2연전을 모두 이겨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원톱과 어떤 공격 라인업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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