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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즐기고 있다'와 '즐겨야 한다'…전북과 울산의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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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맞대결 앞두고 화상으로 미디어데이 실시

뉴스1

울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라이스 전북 감독과 손준호(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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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즌 종료까지 팀 당 2경기 밖에 남지 않은 2020시즌 K리그1 현재 1위는 울산현대다. 잔여 2경기를 다 소화할 때까지 지금의 위치를 지켜내면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왕좌를 탈환할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24라운드에서 포항에게 0-4로 크게 패한 울산은 16승6무3패로 승점 54점을 기록 중이다. 중요한 길목에서 라이벌에게 덜미를 잡힌 탓에 전북(17승3무5패 승점 54)과의 격차가 다 지워졌다. 다득점(울산 51골/전북 43골)에서 앞서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불안한 우위다. 무엇보다 맞대결이 한 번 남아 있어 지금은 그 누구도 트로피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

자리를 지켜야하는 울산은, 지난해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악몽까지 생각나 더 불안하다. 반면에 전북은 나빴던 상황이 크게 호전되며 짜릿한 막판 뒤집기 재현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일까. 맞대결을 앞두고 펼쳐진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팀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울산과 전북, 전북과 울산이 오는 25일 오후 4시30분 울산 문수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이 중요한 경기를 사흘 앞두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2일 오후 2시부터 특별한 화상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진행자와 미디어가 참석해 질문을 하고, 두 팀 감독(울산 김도훈/전북 모라이스)과 선수(울산 김태환/전북 손준호)는 각 구단의 클럽하우스에서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답변했다.

회견 내내 두 감독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원래 낙천적인 성격인 모라이스 감독은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질문에 답했고 "이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자체가 기쁘고 또 기대된다"면서 "축구는 곧 예술이다. 아름다운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던 각오에도 긴장감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뼈아픈 준우승에 그친 김도훈 감독은 입장이 달랐다. 올해도 전북과 2번 겨뤄 2패에 그치는 등 자존심이 여러모로 구겨진 상태다. 다소 경직된 태도에 단답형으로 물음에 답하던 김 감독은 "이제는 우리가 이겨야한다. 전북을 이기고 우승해야 진정한 우승일 것 같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못 이룬 꿈을 이루고 싶다"며 다부진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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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경직된 자세로 미디어데이에 임한 김도훈 울산 감독과 김태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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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태도도 다소 엇갈렸다. 전북의 손준호는 모라이스 감독만큼 해맑게 인터뷰에 응했고 반면 울산의 김태환은 김도훈 감독처럼 조심스러웠다.

김태환은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왔다. 전북전 승리로 우승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서 "울산현대 선수들이 재밌게 경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손준호는 "올 시즌도 마지막까지 왔는데 작년처럼 울산과 중요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면서 "팬들도 말씀하시듯, 전북은 우승 DNA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항상 이겨왔는데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전북현대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실 두 팀은 어느 쪽이 더 화려하다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스쿼드 전체가 전현직 국가대표이니 말 다했다. 결국 있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 얼마만큼 긴장하지 않고 실수를 줄일 수 있을지가 승패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태환은 "전북도 우리도 모두 멤버가 좋다. 팬들도 기대하는 경기"라면서 "당연히 팀적으로도 잘 싸워야하지만 일단 일대일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일대일에서 지고 들어가면 어렵다고 본다"며 투쟁심을 드러냈다.

손준호는 "기본적으로는 (김)태환이 형 생각과 비슷한데 한 가지를 더 추가하겠다. 일대일도 중요하지만 냉정함을 유지해야한다. 항상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신중하게 플레이해야한다"며 차가움을 강조했다.

끝으로 김태환은 "지난해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선수들이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두려움을 갖기 보다는 자신감 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선수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했으며 손준호는 "부담은 없다. 이번 경기에서 비기는 것 없이 누가 이기든 결판을 내고 싶다"며 호쾌한 출사표를 던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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