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IBK의 원칙은 어디있나…요지부동 김사니, 배구팬만 열받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인천, 이대선 기자] 23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프로배구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2세트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덕점에 선수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2021.11.23 /sunday@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IBK기업은행 신임 단장 부임 후 무려 열흘이 흘렀다. 그러나 그가 약속한 공정하고 투명한 쇄신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각종 의혹과 여론 악화에도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구단과 김사니 감독대행이다.

내홍 사태로 쑥대밭이 된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2일자로 공석인 배구단 단장에 감성한 부행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부산 가야고와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감 단장은 기업은행에서 뉴욕지점장, 서부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부산·울산·경남그룹장(부행장)을 맡고 있었던 인사. 단장 부임과 함께 은행 업무와 배구단 업무를 겸임하게 됐다.

감 단장은 11월 27일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직접 취재진을 찾아 “이번 사태로 인해 여기 계신 기자분들과 알토스 배구단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공정하고 투명하고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재발을 막기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선진화된 구단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쇄신하고 또 쇄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새 단장이 부임한 지 벌써 열흘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크게 없어 보인다.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오히려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배구팬들은 기업은행 본사와 화성체육관 앞에서 배구단을 규탄하는 트럭시위를 벌이고 있고, 여자부 6개 구단 사령탑은 김사니 대행과 악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여전히 김 대행 체제로 오는 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을 준비하고 있다.

OSEN

[OSEN=인천, 이대선 기자]IBK기업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2라운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8, 27-25)으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서남원 감독이 경질되고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이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경기 종료 후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벤치에 앉아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2021.11.23 /sunday@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대행은 서남원 전 감독 선임으로 쇄신을 외쳤던 기업은행 구단을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주장이자 주전 세터 조송화의 두 차례 무단이탈에 이어 본인마저 구단에 사의를 표하고 팀을 나갔는데 서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 경질 이후 구단의 설득에 팀으로 돌아와 감독대행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첫 공식 석상에서 서 전 감독의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했으나 서 전 감독의 결백 주장 이후 여론이 불리하게 형성되자 “더 이상 이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발을 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내홍 사태의 주범인 조송화가 KOVO(한국배구연맹)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당사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고, 김 대행 또한 사과는커녕 “무단 이탈한 적이 없다”는 변명과 함께 “새 감독님이 오면 코치로 남을 것 같다”며 팀과 V리그가 아닌 자신의 앞날을 먼저 챙기고 있다.

김 대행의 말대로 무단 이탈이 아니라면 사실상 징계를 받을 명분이 없다. 그러나 감 단장은 “김 대행에 대해선 규칙, 원칙에 의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끔 하겠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 드릴 수 있게끔 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후속 조치를 밝혔다. 이를 들은 김 대행은 “구단에서 그렇게 말하니 아니라고 하기가 그렇다. 내가 잘못이 없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공정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6개 사령탑이 모두 김 대행을 외면하겠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기업은행은 김 대행 체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마이웨이도 이런 마이웨이가 없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로 많은 선수들이 심적인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다"며 전문 심리상담가의 상담 프로그램 진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 전에 이번 사태로 심적인 고통과 상처를 받은 배구팬들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정하고 정확한 쇄신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팬들이 고통과 상처를 받고 아예 리그를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6개 구단 사령탑이 김 대행을 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backlight@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