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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돌멩이' 송윤아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 받았지만 치유도 받아…이젠 알겠어요"[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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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나를 위로해주려고 찾아온 영화 같아요. 참 많이 울었어요.”

배우 송윤아(48)에게 영화 ‘돌멩이’(김정식 감독)는 특별하다. 저예산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했지만, 작품을 통해 깨닫고 성장한 바는 그 어떤 작품보다도 값졌다는 그다.

송윤아는 “시작부터 작은 영화였다. 배우들한테 소개된 첫 말이 ‘저희 영화 정말 작은데요’였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마음의 위로를 준 영화다”라고 말하며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대본을 보고 난 뒤 한참을 혼자 앉아 작품의 여운을 느꼈다는 송윤아는 “저한테 이 영화가 위로가 된 것처럼 관객들도 그런 위로를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어른아이 석구(김대명 분)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송윤아는 ‘돌멩이’에서 석구가 가출소녀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신하며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 청소년센터 김선생 역할을 맡았다. 김선생은 석구를 감싸는 노신부 역의 김의성과 대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선생이란 인물에 대해 송윤아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진실되지 못한, 누군가의 억울함을 알게 됐을 때 나서서라도 억울함 풀고 해줘야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얼핏 김선생은 마음은 굉장히 뜨거운 여자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굉장히 차가울 수도 있겠구나 건조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렸다”고 말했다. 실제로고 그런 부분이 김선생과 닮았다는 송윤아는 “누군가가 억울한 일을 겪으면 그 억울함을 제가 풀어주고 싶다. 언제부턴가 그런 병이 생겼다”며 웃었다.

송윤아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선 만족스러움보다 아쉬움이 크다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김선생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대본을 받고 연기를 생각할 때 나 자신을 대입해서 생각하고 캐릭터를 구상하는데 이상하게 김선생에는 내가 대입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연기할 때도 부족한 점이 보였다. 그게 제 한계였던 거 같다”며 “누가 보면 ‘뭘 그렇게까지 이야기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김대명의 연기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석구만 보면 눈물이 난다는 송윤아는 “이번 영화를 보면서 김대명이란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이젠 석구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나고 슬프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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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믿음이 가진 불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이 지닌 불완전한 믿음과 편견의 시선도 다루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물음을 던진다. 송윤아 스스로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느낀 바에 대해 잠시 고민하던 송윤아는 “사람한테 가장 큰 상처를 받았지만 또 가장 큰 치유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제가 감히 이야기 하지만, 사람한테 가장 상처를 주는 존재가 사람인 거 같다. 사람한테 가장 슬픔을 주는 것도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람한테 가장 감사함을 주는 것도 사람인 거 같다. 그런 생각을 어느 날부터 하게 됐다. 저만의 얘기는 아닐거라 생각한다. 이젠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인정해주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더 따뜻한 생각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가져도 되는 세상인 거 같다.”

또 “타인이 누군가의 삶의 방향에 대해 잣대를 세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맞는지 틀린지가 아니라 다 살아가는 길의 방향과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고, 우리는 그 모두 개개인의 나아가는 하루하루를 인정해주는 것도 정말 중요한 거 같다”며 ‘돌멩이’를 통해 얻은 이런저런 생각들을 풀어놨다.

송윤아는 ‘돌멩이’를 통해 무려 10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 이면엔 워킹맘으로서의 고민도 녹아있었다. 송윤아는 “‘빨리 드라마 해야지, 영화 해야지’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실 양가적인 마음이다. 나이도 있고 아이도 키워야 해서 내가 언제쯤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막막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며, “또 다른 진심은 일이 너무 하고 싶은 거다. 일하는 곳에서 가장 많이 기운이 나고 건강해진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리틀빅피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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