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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 산업을 입다] AI 혁신 실전 인프라, SaaS가 바꾸는 현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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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 산업을 입다] AI 혁신 실전 인프라, SaaS가 바꾸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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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일 KOSA 부회장 “AI와 SaaS는 한 몸…산업 특화가 해법”
AI 열풍이 기술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산업 현장에 기술이 어떻게 뿌리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SaaS, 산업을 입다’는 이러한 인프라 핵심인 SaaS(Software as a Service)에 주목했다. 디지털데일리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산하 SaaS추진협의회가 공동 기획한 이 시리즈는 각 산업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한 혁신을 이끄는 SaaS 기업들 이야기를 담았다. AI 시대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한 SaaS 현재와 미래를 생생하게 조명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최근 기술 생태계 중심에는 단연 인공지능(AI)이 있다. 이 AI 혁명이 현실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든든한 기반, 즉 디지털 전환(DX)이라는 필수적인 선행 조건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바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있다.

생성형 AI나 대규모언어모델(LLM) 같은 첨단기술도 SaaS를 통해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생산성 향상 등 실질적인 효과가 현실화 된다. 클라우드가 AI를 움직이는 기초 인프라라면 SaaS는 AI 기술이 산업 현장에 스며드는 실전 무대에 가깝다. 제조업부터 의료까지 산업 현장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주체가 SaaS인 이유다.

‘SaaS, 산업을 입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으로 서성일 KOSA 부회장을 만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5년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 제정을 주도하며 한국 SaaS 시장 태동을 함께했던 그는, 정책 입안자이자 현재 업계 리더로서 한국 SaaS 산업 역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산 증인이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한국 SaaS 과거와 현재, 그리고 AI시대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 “클라우드법 제정 10년, 이제 글로벌 도약할 때”

과거엔 공공부문 시스템 도입이 주로 시스템통합(SI) 방식에 의존했다는 그의 말은 한국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서성일 부회장은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근무 시절,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 제정에 참여하며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이 법을 계기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오늘날 클라우드와 SaaS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전 과정을 거치며 최근 4년간 국내 SaaS 시장은 연평균 약 21%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SaaS 시장 연평균 성장률(30%)을 꾸준히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국내 SaaS 시장이 글로벌 대비 약 1% 수준에 불과해 아직은 도전 과제가 많다고 서 부회장은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AI라는 새로운 기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 역시 제4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AI와 SaaS를 연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과기정통부 K-클라우드 프로젝트는 국산 AI 반도체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기능이 탑재된 SaaS 발굴을 지원한다.





제조·의료 현장에서 증명되는 SaaS 효과

SaaS 진짜 변화는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 부회장은 특히 제조업에서 변화를 주목하며, 협회 역시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계가 SaaS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조업계는 글로벌 무역 이슈와 중국의 공격적 지원,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소 제조기업들은 초기 도입 비용이 낮고, 구축 기간이 짧아 즉시 적용 가능한 SaaS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 적극적인 투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7년까지 총 2000억원을, 과기정통부는 656억원을 각각 자동화·디지털 전환(AX·DX)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 예산은 공공, 의료, 제조 등 핵심 산업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 부회장은 “협회 산하 SaaS추진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제조 특화 회원사들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고무적”이라며 “자사 솔루션을 도입한 제조기업들이 불량률 감소와 생산성 증가 등 실질적인 성과를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고려대 안암병원 사례도 언급했다. 서 부회장은 “첨단 솔루션 도입을 통해 진료·진단 정확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접수·관리 프로세스 효율화가 이루어지는 등 신기술 도입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 생생한 변화를 설명했다. 다만 SaaS 기반 혁신이 현장에서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서 부회장은 “국내 산업 AX·DX 활동이 더욱 확산하고 실질적인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추가 투자와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산업별 특화 AI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AI 열풍 속에서 SaaS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서 부회장 답은 명확했다. “이제는 SaaS와 AI 따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더하는 차원이 아닌 SaaS와 AI가 하나의 인프라와 서비스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결합돼야만 진정한 디지털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 현장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도 SaaS와 AI 융합은 필수다. 서 부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SaaS 확장성을 기반으로 AI 데이터 분석력을 갖춘 서비스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이다. 그는 “제조·물류·조선·항공·바이오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산업 특화 LLM 및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핵심 산업 데이터를 외국 AI 업체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자체 기술로 산업용 AI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나아가 제조 현장 로봇 제어, 물류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실시간 모니터링 등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분야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SA, 현장 실증으로 세계 시장 노크

이런 변화에 KOSA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키워드는 ‘실증’이다. 국내에서 협회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82개 산업단지, 6만여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 인프라 확충과 제조공정 DX 지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전스마트그린산단을 시작으로 제조 분야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AX·DX 사례를 축적 중이다.

글로벌 진출 지원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해 뉴욕대학교와 협업해 현지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지 전문가 멘토링과 맞춤형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은 물론 미국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실무 정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는 이미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중동 진출 협의회가 공식 출범함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설치한 중동지부를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기업 아람코와의 업무협약 체결, 그리고 회원사의 실제 기술 공급계약 성사라는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서 부회장은 국내 SaaS 생태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들었다. 그는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상황을 살피고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가듯 모든 구성원이 큰 비전을 품고 동시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대한민국 SaaS 산업은 반드시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국내 SaaS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특화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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