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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슈퍼 캐치' 뒤엔 '박해민 글러브' 있었다?…"형처럼 잘해 '성심당' 출입 금지 당하고파"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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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슈퍼 캐치' 뒤엔 '박해민 글러브' 있었다?…"형처럼 잘해 '성심당' 출입 금지 당하고파"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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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훈훈한 선후배 사이다.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팀의 9-2 대승에 공을 세웠다.

타석에선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2회 1사 2루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와 무려 14구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5구째에 풀카운트가 된 후 6구째부터 13구째까지 공 8개를 모두 커트해냈다. 황준서는 14구 중 무려 13구를 포크볼로 구사했고 박승규가 14구째 포크볼을 골라내며 볼넷으로 미소 지었다. 1사 1, 2루로 기회를 이었다.

3-0으로 리드하던 4회엔 선두타자로 출격해 좌전 안타를 쳤다. 이후 김성윤의 적시타에 박승규가 홈을 밟았다. 4-0이던 6회에도 선두타자였다. 상대 3루수 노시환의 포구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이후 다시 김성윤의 적시타에 득점했다.

7-0으로 크게 점수를 벌린 뒤 7회가 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승규는 한화 정우주의 2구째, 153km/h 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 115m의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팀에 8-0을 안겼다. 박승규의 홈런은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19일 만이었다. 시즌 3호포와 함께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수비에선 결정적인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7-0으로 앞선 6회 삼성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후속 타자였던 루이스 리베라토는 가라비토를 상대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박승규가 끝까지 따라가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했다. 몸을 돌려 회전하며 타구를 잡아냈다. 완벽한 호수비였다.

만약 이 타구가 적시타로 이어졌다면 삼성은 경기 중후반 흐름을 내줄 수도 있었다. 박승규의 수비가 팀을 구했다.





경기 후 만난 박승규는 황준서와의 14구 승부를 돌아봤다. 그는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포크볼 승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타격 타이밍만 중점적으로 생각했다"며 "풀카운트여도 위축되지 않으려 했다. 오히려 더 과감하게 임했다"고 밝혔다.


홈런에 관해서는 "정우주 선수의 공이 굉장히 좋아 타석에서 더 간결하고 여유롭게 치려 했다. 코치님들께서 계속 뒤에서 피드백해 주신 덕분에 잘 칠 수 있었다. 때리자마자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은 있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호수비 상황도 돌아봤다. 박승규는 "무척 잘 맞은 타구였다. 우선 공을 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간 덕에 잡을 수 있었다"며 "항상 훈련할 때 이종욱 코치님께서 공 하나하나를 더 신중하게 잡으라고 하신다. 손주인 코치님도 캐치볼부터 정성 들여 하라고 하셨다. 그런 것들이 실전에서 나온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쉬었다가 올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수비, 주루에서 (공백기가) 가장 많이 티 나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정말 열심히 집중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훈련할 때마다 내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박승규는 상무 야구단 시절 허리 부상을 겪었다.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호수비엔 또 다른 비결도 있었다. 리그 대표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해민(LG 트윈스)의 선물과 조언이다. 두 사람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박승규는 늘 박해민의 뒤를 쫓아다니며 존경심을 표하곤 했다. 소속팀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선후배 간 우정을 유지 중이다.





박해민은 지난 4~6일 대구 삼성전 당시 박승규에게 글러브를 선물했다. 박승규는 영어로 '람보르미니(박해민 별명)'가 적혀 있는 이 글러브와 함께 경기에 출전 중이다. 그는 "항상 형이 먼저 글러브를 주신다. 매번 '너는 이제 글러브 없다. 홀로서기 해라'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글러브, 장갑 등을 주시더라. 방망이도 필요한 것 있는지 내게 물어보신다. 정말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승규는 "형에게 노하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삼성 시절부터 내가 형을 쫓아다니며 하나라도 배우려 했다. 형이 감사하게도 계속해서 노하우를 가르쳐 주신다"며 "돈으로도 못 사는 것들이다. 다만 어떤 노하우인지는 밝힐 수 없다. 형이 아무한테도 말해주지 말라고 했다"고 자랑했다.

박해민은 한화전에서 유독 결정적인 호수비를 자주 펼쳐 한화 팬들로부터 대전의 대표 빵집인 '성심당' 출입 금지 처분을 받고 있다. 박승규는 "난 아직 그렇게 잘한 건 아니라 성심당 출입은 너그럽게 허용해 주실 것 같다. 앞으로 더 완벽하게 성심당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수비를 보다 열심히 해보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또한 박승규는 독서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을 완독했다. 그는 "책을 읽고 스스로 더 냉철해졌다. 야구가 잘 될 때는 내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뭐가 더 필요한지 잘 파악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신경 쓰게 됐다"며 "경기 마치고 밥 먹고 누워서 책을 읽은 뒤 일기를 쓰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박승규의 여러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