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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S 효과'… 10년 만의 주식거래 시간 연장 논의

뉴시스 우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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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S 효과'… 10년 만의 주식거래 시간 연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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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0분 연장 후 10년 만
"프리·애프터마켓과 달라…시장 인프라 전체 손보는 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애프터마켓 인기에 한국거래소 정규 거래 시간 연장이 10년 만에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2016년 장 마감 시간이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연장된 지 10년 만이다. 다만 정규 거래 시간을 늘리는 건 대체거래소의 프리·애프터마켓 개설보다 훨씬 복잡한 일인 만큼 당장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넥스트레이드 점유율 규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 TF는 현재 ATS의 거래량 비중을 한국거래소의 15%, 종목별로는 30%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 규제를 완화해야 할 지에 대해 주로 논의하고 있다. 또 여기서 파생돼 한국거래소 거래 시간 연장 역시 함께 거론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빠른 속도로 규제 한도 턱밑까지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프리(오전 8시~8시50분)·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 활성화가 있는데, 지금 이 시간대를 넥스트레이드가 독점하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간 연장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의 현재 오전 9시~오후3시30분 거래 체제는 2016년 8월 자리 잡았다. 당시 오후 3시까지던 거래 시간을 30분 늘렸다.

그보다 이전엔 2000년 5월 점심시간(오후 12시~1시) 휴장 타임을 없애 거래 시간을 1시간 늘렸고 1998년 12월엔 마감 시간을 오후 2시에서 3시로 1시간 연장했다.


과거 거래 시장 연장 사례에선 주식 거래 활성화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주식 투자 인구가 늘어나 상황이 달라졌다. 30분 연장 조치가 있었던 2008년 8월, 8월 한달 거래액은 1~7월 일일 평균보다 3.2% 줄었다. 하지만 올해 넥스트레이드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가파르게 상승해 넥스트레이드 전체 거래대금에서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정규 시장의 거래 시간 연장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유관기관(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의 근무시간 전반이 연장되고 시가·종가 기준 변경에 따라 공시 마감 시간과 시스템 운영의 재설정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펀드의 기준 가격 산정은 오후 3시30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정규 시장 마감이 늦어지면 산정 시점도 늦어진다. 순자산가치(NAV) 산출 시점이 지연되면 펀드 기준가격 공시 시간도 늦어지고, 펀드 고객의 가입·환매 처리에도 지연이 발생한다. 즉 정규 시장 거래 연장은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예탁결제, 자금결제, NAV 산출, 감시체계 등 시장 인프라 전반을 총체적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TF 내 한 관계자는 "정규거래 시간 연장은 대체거래소 프리·애프터마켓 출범과 달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여러 유관기관, 금융사들과 엮여 있어서 보통 이슈가 아니고 추진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정규 거래 시간 연장이 아닌 프리·애프터마켓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되지만 거래 시간 확대라는 전세계적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등이 24시간 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도 주식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로의 이탈(엑소더스)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프리·애프터마켓에서의 수요가 확인됐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도 시간 확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졌을 것"이라며 "거래량이 많은 아침 시간 정규 거래 시간을 8시로 당기는 것 정도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항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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