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
재건축 기대감에 강서구 ‘반색’
층수제한 우려에 양천구 ‘울상’
재건축 기대감에 강서구 ‘반색’
층수제한 우려에 양천구 ‘울상’
서울 강서구 국립항공박물관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김포공항 활주로 위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ICAO 국제기준 개정안 내달 4일 발효...국내서는 2030년 11월 시행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국내 고도제한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70년 만에 전면 개정이지만, 서울 자치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현재 전체 면적 97% 가량이 고도제한 구역인 강서구에서는 제한 완화 기대감이 감도는 반면, 양천구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은 다음달 4일부터 발효된다. ICAO는 1947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국내에서는 2030년 11월 21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개정안이 마련한 표준안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각 회원 국가는 국내 상황에 맞는 적용안을 만들어야 해 조기 시행도 가능하다.
그동안 일부 국가에서는 공항 인근 지역 주민의 재산권 침해와 지역 간 개발 불균형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울시도 ICAO에 항공 고도제한 관련 국제기준 개정안의 개정을 건의해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3년 북미 출장 중 직접 캐나다 몬트리올의 ICAO 본부를 방문, 살바토레 샤키타노 ICAO 이사회 의장에게 “도시 발전에도 불구 오랜 시간 동일하게 적용 중인 항공 규정으로 해당 지역 거주 중인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규정 개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정애(서울 강서구), 이용선(양천구), 김주영(김포시), 서영석(부천시) 국회의원과 진교훈 강서구청장으로 구성된 방문단도 지난달 26일 ICAO 본부를 찾은 자리에서 지역 주민 의견을 담은 서한문을 전달했다.
서한문에는 ▲ 항공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역은 고도제한 제외 ▲ 체약국이 개정된 ICAO 기준에 따라 요건과 절차를 갖추면 조기 시행 가능 ▲ ICAO가 세부지침 적기 마련 및 공개 요구 등이 담겼다.
진교훈 구청장은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을 받아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김포국제공항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ICAO 방문 왼쪽부터 강서구 고도제한완화추진위원회 최동환 기술위원, 이명희 부위원장, 진교훈 강서구청장, 한정애·김주영·서영석·이용선 국회의원, 안종길 강서구 균형발전추진단장이 ICAO 본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서울 강서구] |
ICAO는 올해 3월 28일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건물 등 장애물의 생성을 획일적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OLS를 완화해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 관련 기준을 전면 개정했다. 금지표면은 개발 관련 절대적 금지구역을, 평가표면은 평가를 거쳐 조건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정한 구역을 말한다.
개정에 따르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지역을 평가표면인 ‘수평표면’으로 분류되고, 고도 역시 45·60·90m 등으로 나눠 제한된다. 이전에는 공항 활주로 반경 5.1km 내에 대해 일괄적으로 규제해왔다.
지자체·항공 전문가 참여 태스크포스(TF) 가동
[사진 = 연합뉴스] |
규제 완화에도 개정 영향을 받는 서울 자치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강서구 등 공항과 인접한 자치구는 1958년 김포공항 개항 이후 공항 주변 고도제한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 받아왔다. 강서구는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지정돼 개정안에 따라 금지표면이 줄고 평가표면이 늘 경우 현재보다는 높은 층수로 재개발·재건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양천구 등은 반발하고 있다. 정안에 따라 기존에 비규제 지역이었던 목동이 평가 대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현재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단지 14곳이 45~49층 높이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목동6단지의 경우 최고 49층, 7단지는 60층을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평가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정비계획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강서구·양천구, 경기 김포·부천시, 인천시 계양구 등 관련 지자체와 항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영향을 받는 지자체끼리 공동 입장을 정한 뒤 국토교통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국토부는 안전 문제와 직결돼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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