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한국 ‘오케스트라 올스타팀’, 올해 우르르 납시오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원문보기

한국 ‘오케스트라 올스타팀’, 올해 우르르 납시오

서울맑음 / -3.9 °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전성시대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대관령음악제. 스트라빈스키와 코플런드, 본 윌리엄스와 브리튼까지 20세기 작곡가들의 곡들로 빼곡하게 채웠다. 이날 연주를 맡은 ‘평창페스티벌스트링즈’는 바로크와 현대 음악, 재즈와 민속 음악까지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보여줬다. 그런데 단원 구성이 조금은 독특했다.

450여 년 역사의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인 이지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이은주, 경기 필하모닉 제2악장 이윤의(이상 바이올린), 서울시향 전 부수석 이정란(첼로)까지 국내외 악단에서 활동하는 단원들이 모인 ‘연합군’이었다. 이지윤씨는 “매년 페스티벌에서 오랜 친구들과 재회하는 기분이다. 베를린에서 연주할 때는 ‘출근’하는 것 같다면,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평창에서는 ‘휴가’ 같다”며 웃었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한국 음악계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전성시대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말 그대로 매년 음악제를 위해 결성되는 악단을 뜻한다.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오페라만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이 대표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올스타 팀’인 셈이다. 특히 베를린 필의 지휘자를 지낸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가 2000년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 교향곡 연주회를 열면서 세계 음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는 “유럽에서는 매년 9월쯤부터 이듬해 6월까지 공연장의 시즌이 열린 뒤 7~8월 여름휴가 기간 동안 여러 악단의 단원들이 모이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정착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2010년대부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첫 회인 2004년부터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가 중심적 역할을 맡다가, 2018년부터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로 개편해서 출범했다. 예술 감독인 첼리스트 양성원씨는 “올해는 오페라부터 관현악까지 다양한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서 ‘평창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평창 페스티벌 스트링즈’까지 여러 악단을 자체적으로 꾸렸다”고 했다.

통영국제음악제도 2012년 당시 예술 감독이었던 지휘자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이끌었던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에 한국 단원들이 결합한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출범했다. 지난 2022년 작곡가 진은숙이 예술 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고전·낭만주의 작품들뿐 아니라 현대음악까지 폭넓게 연주하는 것이 이 악단의 특징이다.

이런 운영 방식은 페스티벌뿐 아니라 국내 공연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술의전당도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여름 국제음악제를 열면서 예술의전당(SAC)의 영어 약자를 딴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자체적으로 꾸리고 있다. 올해도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수석을 지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악장을 맡는다.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더블베이스 임채문(30)씨와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34)씨 부부도 참여한다. 올해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8월 5일)와 폐막 연주회(10일)에서도 이 악단이 연주를 맡는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의 개인기는 화려한 반면, 악단의 조직력은 약해질 우려도 있다. 그렇기에 짧은 기간 동안 악단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