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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미국서 돈 빼 ‘서쪽’으로…‘유럽 펀드’만 돈 몰렸다 [투자360]

헤럴드경제 신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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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미국서 돈 빼 ‘서쪽’으로…‘유럽 펀드’만 돈 몰렸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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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유럽 펀드 설정액 25억원 증가
유로존 중기 투자처로 ‘최선호’
내년부터 독일 국방 지출, 성장에 반영
[로이터]

[로이터]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투자 펀드들이 지난 한 달간 중국, 미국, 인도 등 주요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유럽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유럽 지역으로 25억원의 펀드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1560억원이 빠져나갔고 일본 483억원, 북미 279억원, 인도 264억원, 베트남 91억 원 순으로 설정액이 줄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에 대한 전략적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단기보다는 중기 투자 선호 지역으로 유로존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중기(12개월) 기준으로는 유로존을 최우선 투자 지역으로 제시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 주도 정책, 달러 약세 환경 등이 중기적인 투자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라며 “업종별로는 유럽 내수와 정책 수혜에 기반한 방산, 금융에 대한 선호가 유지된다”고 분석했다.

유럽 투자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에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부동산 경기와 수출 지표는 다시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시진핑 국가주석이 과잉 공급과 출혈 경쟁에 대한 구조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9월 중 ‘2차 공급측 구조개혁’ 정책안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에 당장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일부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 모멘텀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중국은 구조 개혁의 이행 과정에서 성장 모멘텀이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유럽은 정책 불확실성이 낮고 재정정책에 기반한 경기 부양 기대가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예산안은 총 5030억 유로로, 명목 GDP 대비 11.6% 규모이며 인프라 및 국방 지출 확대가 포함돼 있다”며 “관련 재정 집행은 2026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제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독일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역성장으로 유로존 전체 경기를 끌어내렸으나, 2026년부터는 반대로 회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싱크탱크 키엘세계경제연구소(IfW) 역시 “재정 확대가 독일 GDP를 2026년 기준 약 0.8%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협상는 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측은 자동차를 포함해 관세율을 15% 수준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디지털세·항공·빅테크 등 주요 현안에서 근본적 합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