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커지는 ‘출혈 경쟁’ 경고음
인퉁웨 치루이자동차 회장이 지난 7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년 중국 자동차 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업계 내 만연한 ‘네이쥐안’식 가격 경쟁을 비판했다. (중국자동차포럼 제공) |
최근 중국에서 ‘네이쥐안(內卷·소모적인 과당경쟁)’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와 배터리 등 주요 미래 산업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제 살 깎아 먹기’식 가격 경쟁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년 중국 자동차 포럼’에 참석한 산업계·학계·정계 관계자들은 일제히 자동차 산업 내 네이쥐안을 지적했다. 최근 2년 새 업체 간 가격 경쟁이 만연해졌다며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손실을 주저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인퉁웨 치루이(체리)자동차 회장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판매 순위에만 집착하지 말고 품질과 혁신의 돌파구 마련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기업가들이 더 많이 만나 소통하고 오해를 줄이고 공감대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빙펑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자동차 산업 내 네이쥐안식 경쟁이 여전히 심각하다”며 “시장을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철강 업계도 네이쥐안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왕잉셩 중국철강공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업계가 이미 감량 발전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규모 확대에 의존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의 발전은 네이쥐안을 부추길 뿐 산업의 고품질 발전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中 당국까지 나서 출혈 경쟁 단속
중국 정부도 네이쥐안 확산 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7월 9일 민원 플랫폼에 ‘주요 자동차 기업의 결제 기한 준수 온라인 신고 창구’를 개설했다. 주요 자동차 기업이 60일 결제 기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구매 계약서에 명시된 결제 기한이 60일을 초과하는 사례들을 접수받겠다는 것. 이보다 앞서 BYD와 지리차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6월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 기한을 기존 120~150일에서 6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 7월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중앙재정경제위원회가 “기업의 무질서한 가격 경쟁을 규제하고, 기업이 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낙후된 생산 능력의 질서 있는 퇴출을 촉진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네이쥐안은 지난 3월 양회(兩會)의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회의 업무보고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리창 국무원 총리는 산업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네이쥐안을 지목하고 “네이쥐안식 경쟁을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6월 29일 ‘네이쥐안을 타파해 고품질 발전을 실현하다’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자동차·배터리·태양광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네이쥐안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태양광 모듈 가격이 와트당 0.6위안으로 하락했고 10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가격을 인하했다”며 네이쥐안 속에서 시장 메커니즘이 왜곡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네이쥐안 해소를 위해 보다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베이징 소재 중국기업연구소의 탕다제 수석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업이 네이쥐안의 피해를 피하기는 어렵다”며 “더 강력한 국가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관세로 타격을 입은 수출 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전환하는 데도 네이쥐안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중국이 네이쥐안을 얼마나 빨리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9호 (2025.07.23~07.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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