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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랑 프라디프 네기, 신부 스나타 차우한, 신랑 카필 네기. /인디아 투데이 |
인도에서 형제가 한 여성과 동시에 결혼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인도는 ‘일처다부제’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25일 인디아 투데이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의 한 마을에서 신랑 프라디프 네기와 카필 네기 형제가 신부 스나타 차우한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의 결혼식은 수백 명의 주민과 친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3일간 열렸다.
이들은 모두 ‘하티족’ 출신인데 하티족은 ‘일처다부제’가 전통이다. 인도에서는 일처다부제가 불법임에도 하티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세 사람은 어떠한 압력도 받지 않고 가족의 동의를 얻어 결혼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형제 중 프라디프는 정부 부서에서 일하고 있고, 그의 동생 카필은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형제는 “우리는 이 전통을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한 것”이라며 “아내를 위한 안정적인 삶을 함께 만들어가며 아내를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에 따르면 결혼 후 아내는 합의된 일정에 따라 형제 사이를 오가며, 아내가 출산한 자녀는 형제가 차별 없이 함께 키우게 된다.
이러한 관습은 혹시 모를 사고로 남편 한 명이 사망하더라도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부족 사회에서는 남자가 많을수록 더 안전하다. 또 형제들이 각각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하면 농지가 잘게 쪼개져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막는 효과도 있다.
현지 매체는 “하티족에게 일처다부제는 소중한 문화 유산일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가득한 세상에서 삶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일처다부제는 불법이지만 인도 당국은 하티족을 지정 부족으로 분류해 그들이 전통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의 결혼 영상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자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여성 인권 단체인 전인도민주여성협회(AIDWA)는 “이 같은 여성 착취 행위는 여성의 기본적 인권에 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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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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