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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한전 대신 전력거래소에서 전기 직접 구매

조선일보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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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한전 대신 전력거래소에서 전기 직접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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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가격이 한전 요금보다 저렴
대기업 중 처음… 확산 가능성
LG화학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직구(직접 구매)’한다. 산업용 전기 요금이 급등하자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을 직구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기업 가운데 첫 사례로 앞으로 여러 기업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LG화학은 지난 6월 말부터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전력 직접 구매 제도’를 통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직접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 직접 구매 제도는 대용량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구입해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지난 3월 말 산업부가 기업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살 수 있도록 기존 제도를 개편했다.

코레일 등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비싼 전기 요금을 피하기 위해 사실상 ‘탈(脫)한전’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이어져 왔다. 실제 지난 3월 SK어드밴스드도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전력 직구 신청을 했다.

한전이 주택용 전기 요금은 계속 동결하면서 산업용 전기 요금만 인상하며 기업들 부담이 커진 여파다. 산업용 전기 요금은 3년 가까이 70% 넘게 급등했다. 2022년 1분기(1~3월)에 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이었던 산업용 전기 요금은 작년 말 185.5원까지 올랐다. 그 여파로 전력거래소에서 도매시장 가격(SMP)에 망 이용료 등을 더해도 직구 가격이 한전의 산업용 전기 요금보다 저렴해진 것이다.

국내 주요 산업이 내수 침체와 중국과 벌이는 경쟁에서 고전하며 앞다퉈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분야 대표 기업 중 하나로 이런 점을 감안해 직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미국 관세 여파까지 더해진 철강 업계에서도 산업용 전기 요금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이 분야 기업들도 전력 직구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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