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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뉴욕시장 후보는 ‘반유대주의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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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뉴욕시장 후보는 ‘반유대주의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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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왼쪽)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선거 후보(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날 맘다니 후보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세스 하원의원이 주최한 조찬 행사에 참여했고, 이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만났다. AFP 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왼쪽)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선거 후보(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날 맘다니 후보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세스 하원의원이 주최한 조찬 행사에 참여했고, 이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만났다. AFP 연합뉴스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를 둘러싼 ‘반유대주의 논란’이 좀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그가 ‘반유대주의 표현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당내 비판이 나왔다. 정말 ‘인티파다’는 반유대주의 표현이고, 맘다니는 반유대주의자인 것일까?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민주당)는 23일(현지시각) ‘유대인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맘다니는 극단주의자들의 노골적인 반유대주의적인 표현을 규탄하지 않음으로 인해, 극단주의자들이 그의 말을 이용할 여지를 너무 많이 남겼다”고 말했다. 샤피로 주지사는 유대인으로 2028년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맘다니는 그동안 “인티파다를 국제화하라”는 구호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격받아왔다. ‘인티파다’는 아랍어로 ‘저항’, ‘봉기’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의미하는 용어다. 이스라엘과 유대인 쪽에선 이 말이 유대인에 대한 테러와 반유대주의를 부추긴다고 비난하는 반면,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쪽에선 폭력적인 용어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18일 맘다니가 출연한 ‘불워크 팟캐스트’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요구하는 이들이 ‘인티파다를 국제화하라’를 시위 구호로 삼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를 두고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불거졌다. 대화 중에 맘다니는 이 구호가 “팔레스타인 인권 문제를 위해 일어선 많은 사람의 동등한 권리와 평등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맘다니는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엔비시(NBC)뉴스의 생방송 인터뷰에 출연해서도 사회자로부터 “‘인티파다를 국제화하라’라는 표현을 왜 명확히 규탄하지 않냐”는 질문을 거듭 받았다.



이에 맘다니는 “어떤 언어를 허용할 수 있고 없느냐를 나누는 선을 긋기 시작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해지는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이는 기고문을 썼다고, 시위했다고 감옥에 보내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나는 (‘인티파다를 국제화하라’는)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 도시엔 반유대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맘다니를 반유대주의자로 몰아가는 건 지나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찬반이 극명히 대립하는 사안에서 사용하는 정치적 구호를 규탄하냐고 캐묻는 건 어느 쪽으로 답변해도 트집 잡을 수 있는 ‘함정 질문’이란 것이다. 애초 논란이 된 ‘불워크 팟캐스트’에서 맘다니는 증오 범죄의 대상이 된 유대인 친구들의 일화를 전하며 뉴욕의 증오범죄 증가를 비판했다. 또 증오범죄 방지 예산을 8배 늘리는 주의회의 계획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맘다니는 우간다에서 인도 출신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7살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자신이 이슬람교도임을 밝혀왔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비판하는 민주당의 민주사회주의자 그룹에 속해 있다. 그가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에 공감하는 이유다. 맘다니는 지난해 9월2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네타냐후 반대 시위에 참여해 “팔레스타인에 대량 학살(genocide)이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영상을 자신의 틱톡에 올리기도 했다.



뉴욕시엔 유대인들 거주자가 적지 않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선거에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곤 한다. 뉴욕시 유대인 거주 인구는 약 160만명으로 전체 시 인구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뉴욕은 이스라엘 밖에서 가장 유대인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유대주의 논란까지 불거진 맘다니가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승리한 것 자체가 그동안 ‘레드 라인’으로 여겨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여론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에이피(AP)통신은 보도했다.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반인도주의적 행태로 인해 더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을 금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 것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선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2022년 42%에서 2025년 53%로 3년 사이 11%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스라엘에 부정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3년 전 53%에서 69%로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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