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중견 조선소 남미 시장 진출 이정표
우선협상대상 선박의 설계 모델인 전남대학교 해양연구선 ‘청경호'. |
글로벌 종합상사 STX는 STX와 삼원중공업, 한국해사기술로 구성된 국내 조선 관련 3사 컨소시엄이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SIMA)와 공동 추진하는 해양조사선 신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페루 해양연구소(IMARPE)가 발주한 40m급 해양조사선 1척의 건조를 위한 국제 공개 입찰로, 1997년 진수된 기존 조사선 호세 올라야(Jose Olaya)호를 대체할 차세대 해양연구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신규 선박은 페루 연안의 해양환경 및 수산자원 모니터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선박의 건조는 SIMA의 침보테(Chimbote) 조선소에서 진행되며, 컨소시엄은 설계와 주요 자재, 기술 이전을 포함한 반조립부품(CKD)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에 컨소시엄이 제안한 선박은 전남대학교의 해양연구선 ‘청경호’를 모델로 했으며, IMARPE의 연구·조사 요구사항을 반영해 항속 거리, 연구 장비, 승조 인원 등 주요 사양을 현지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신규 선박은 2027년 취역 될 예정이며, 페루 정부의 해양 과학기술 역량 강화와 자립 기반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주는 중소·중견 기업 컨소시엄이 거둔 의미 있는 성과로도 평가된다.
선박의 설계는 국내 최초 조선 설계 전문회사이자 1800척 이상의 실적을 보유한 한국해사기술이 담당한다. 한국해사기술은 본 입찰에서 제안한 청경호의 기초·상세·생산 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선체, 기관, 전장, 의장 등 CKD 자재는 삼원중공업이 공급한다. 삼원중공업은 청경호를 포함해 경비함, 방제선, 소방선, 예인선 등 특수 목적선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소로, 특수선 건조 분야의 대표 기업이다.
STX는 2013년부터 페루 국영 조선소 SIMA와 협력해 500톤(t)급 경비정 8척을 공동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중소·중견 기업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사업 총괄, 물류 관리, 현지 감리, 법률·재무적 보증 등 전반적인 지원을 수행한다.
STX 관계자는 “SIMA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페루 정부의 해양 역량 강화와 과학기술 자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중소·중견 조선소의 남미 시장 진출 확대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손민지 기자 (handm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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