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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의 魔王’ 오지 오스본 별세…향년 76세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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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의 魔王’ 오지 오스본 별세…향년 7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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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오지 오스본.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20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오지 오스본. /로이터 연합뉴스


헤비메탈의 장르를 연 영국 밴드 ‘블랙 사바스’의 리드 보컬이자, 솔로 가수로도 전설적 커리어를 남긴 ‘헤비메탈의 마왕(魔王)’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22일 76세의 나이로 영국에서 별세했다. 5년여 간의 파킨슨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는 ‘크레이지 트레인’과 ‘미스터 크로울리’, ‘굿바이 투 로맨스’ 등의 노래로 사랑을 받아왔다.

오스본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사랑하는 오지가 가족의 품 안에서 평온히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다”라고 밝혔다.

194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난 오스본은 1969년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 베이시스트 기저 버틀러, 드러머 빌 워드와 함께 블랙 사바스를 결성, 록 음악계에 등장했다. 이 밴드는 1970년 동명의 데뷔 앨범을 통해 ‘헤비메탈’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지 오스본이 2022년 8월 영국 버밍엄 알렉산더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연방 경기대회 폐막식에서 공연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오지 오스본이 2022년 8월 영국 버밍엄 알렉산더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연방 경기대회 폐막식에서 공연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AP통신은 “히피 문화가 지배하던 시대에 블랙 사바스의 음울하고 무거운 사운드는 하나의 충격이었다”며 “그들의 음악은 록 역사의 대전환점이 됐다”고 평했다. 1970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패러노이드’는 이 밴드의 정체성을 확립했고, 같은 이름의 타이틀곡은 이후 밴드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스본은 강렬한 무대 위 퍼포먼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잦은 공연 불참과 리허설 지각, 약물 문제, 멤버들과 불화 등으로 1979년 밴드를 떠나야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솔로 가수로 전환했다. 이듬해 첫 앨범 ‘블리저드 오브 오즈(Blizzard of Ozz)’를 발표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 앨범은 ‘미스터 크로울리’, ‘크레이지 트레인’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는 지금까지 총 13장의 정규 앨범과 5장의 라이브 앨범을발표했다.

오스본은 ‘괴짜’로도 유명했다. 1981년 콘서트 도중 팬이 무대에 던진 살아있는 박쥐를 물어뜯는 기행을 보였다. 그는 훗날 이 사건이 실제 박쥐인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 일은 그의 괴짜 이미지에 기름을 부었다. 어둡고 공포스러운 주제의 음악과 강렬한 무대 퍼포먼스에 이러한 괴기스러움까지 더해지면서 그는 ‘어둠의 왕자(Prince of Darkness)’라는 별명도 얻었다.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들. 왼쪽부터 오지 오스본,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들. 왼쪽부터 오지 오스본,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


2000년대 들어선 M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스본 가족(The Osbournes)’을 통해 가족과 함께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전 세대에 걸쳐 팬층을 확장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로 각각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랐고, 2024년엔 솔로 아티스트로서 헌액됐다.

2014년엔 서울 공연에서 한국 팬들과 만났다. 2019년 파킨슨병 진단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고,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달 초엔 고향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고별 무대를 가졌다. 이 공연엔 블랙 사바스의 원년 멤버들이 20년 만에 무대에 올라 역사적 재결합 무대를 선보였다. 오스본은 당시 검은 왕좌에 앉아 노래를 부른 뒤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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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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