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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뒤끝...백악관, 스코틀랜드 출장 취재단서 WSJ 기자 제외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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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뒤끝...백악관, 스코틀랜드 출장 취재단서 WSJ 기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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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TASS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TASS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 성범죄로 수감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음란한 내용을 담은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를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장 취재진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에서 “WSJ 등 다른 어떤 언론사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의 사적 업무공간을 취재하기 위한 특별한 접근권을 보장받지 않는다”며 “허위,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그들은(WSJ)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13개 언론사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25~29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방문 취재단에서 WSJ 백악관 출입 기자를 사실상 제외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스코틀랜드에서 본인이 소유한 골프 리조트를 방문하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에 대한 취재는 보통 백악관이 정한 소수의 ‘풀(pool) 취재단’에 의해 진행된다. 풀은 취재 인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여러 언론사를 대표해 소수의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한 뒤 다른 언론사에 내용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레빗이 지목한 해당 WSJ 출입기자는 당초 스코틀랜드 일정 마지막 이틀간 풀 취재진에 포함돼 있었지만, 명단에서 빠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레빗이 언급한 ‘허위, 명예훼손 행위’는 WSJ이 지난 17일 내보낸 단독 보도를 카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WSJ는 당시 “2003년 엡스타인의 친구들이 그의 50번째 생일 축하 앨범을 만들기 위해 외설적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데 그중 한 명이 트럼프”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편지에는 여러 줄의 타이핑된 글과 굵은 펜으로 그려진 나체 여성의 윤곽이 있다. 트럼프의 서명이 (여성 윤곽) 허리 아랫부분에 적혀 있다”며 “편지는 ‘생일 축하해. 하루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125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물로, 트럼프 등 미 정·재계 ‘큰손’들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이 편지는 내가 말하는 방식이 아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박하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WSJ와 모회사 다우존스·뉴스코퍼레이션, 사주(社主)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달러(약 13조940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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