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직원을 해고해 ‘보복 해고’ 논란에 휩싸인 전북의 한 사회복지센터 운영 법인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은 지난 8일 전남 진도군에서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던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전남지부 진도군지회(이하 지회)를 상대로 원고 박아무개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회에 박씨에게 밀린 임금 약 5323만원과 위자료 300만원을 지연손해이자 연 5%를 가산해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박씨는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직원이었다. 그는 ‘개 같은 ○’, ‘멍청한 ○’ 등 센터장의 잦은 폭언과 욕설을 참다 못해 2020년 12월 전라남도 인권센터에 인권 침해 및 차별 행위 조사를 신청했다. 센터가 센터장을 비롯해 직원 3명이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이었던 탓에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은 아니라 고용노동부 신고는 불가능했기에 지자체 인권센터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다.
조사 결과 박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됐고, 이후 근로복지공단도 업무상 질병(적응 장애)을 인정해 박씨에게 약 3개월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센터 쪽은 박씨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뒤, 정직 후 출근한 박씨를 일주일만에 해고했다.
해남지원은 이 같은 해고가 불법 행위라고 봤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요양 기간과 그 후 30일 이내 해고를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또 “(피고가) 원고를 센터에서 몰아내려는 목적으로 명목상의 사유를 내세우고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해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에 해당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해고의 동기가 보복성이었다는 점이 불법성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기획팀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보복 갑질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보호하려면 당장 5인 미만 사업장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