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포항)] 기성용과 홍성민의 인연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는 19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2-3으로 패배했다.
포항은 전반전 홍윤상과 이호재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들어 수비가 크게 흔들렸다. 교체 투입된 이승우와 티아고에게 실점하면서 동점이 됐고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의 자책골도 나오면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포항의 선발 라인업에는 기성용과 홍성민이 있었다. FC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의 데뷔전이면서 '2006년생' 신인 골키퍼 홍성민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홍성민은 포항 산하 유스 포항제철고 주전 골키퍼이며 지난해 5월 구단 역사상 첫 골키퍼 준프로계약을 맺고 프로 무대를 밟은 어린 선수다.
두 사람의 인연은 특별하다. 기성용은 2022년부터 '기성용 축구엘리트 장학사업'을 통해 잠재력이 뛰어난 어린 축구선수들을 돕고 있다. 홍성민이 '1기 장학생'이다. 홍성민은 기성용 장학사업으로 테이핑, 단백질 영양제 등 물품을 두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 포항 합류 이후 포항 공식 SNS 채널에 공개된 첫 훈련 영상에서 홍성민은 기성용에게 수줍게 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기성용도 반갑다며 후배의 성장을 응원했다.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 두 선수의 퍼포먼스는 훌륭했다. 기성용은 노련한 탈압박과 전환 패스 등을 보여주면서 포항 중원을 이끌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정확한 킥으로 동료들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주었다. 3개월 만에 뛴 것이라 몸 상태는 온전치 않았고 76분 소화한 뒤 교체되었지만 영향력을 확인했다.
홍성민도 데뷔전을 치르는 어린 골키퍼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상대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두 전북이며 경기장에는 1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찾았다. 그럼에도 홍성민은 긴장하지 않고 과감한 판단과 패스, 뛰어난 선방 등을 보여주었다. 3실점이나 했으나 이는 홍성민의 실수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박태하 감독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라며 칭찬한 바 있다.
홍성민은 경기가 끝나고 "내가 (기)성용이 형 장학재단 학생이고 성용이 형은 재단 대표시다. 성용이 형이 어제 저녁 같이 먹을 때 같이 데뷔전을 치르는 게 신기하다면서 즐겁게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오늘 경기 끝나고는 데뷔전 축하하고 수고했다고 이야기하셨다"라고 말했다.
장학재단 대표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장학생이 재단 대표와 같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포항 데뷔전을 치렀다. 두 사람의 인연에 축구 팬들은 훈훈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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