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UWB '디지털키 솔루션', 자율주행·가전 적용까지 꿈꾼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확보된 수주를 기반으로 말씀 드립니다. 오는 2030년에는 글로벌 1위 디지털 키 솔루션 공급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LG이노텍은 자사 전장 기술을 한데 집약한 디지털키 솔루션의 기술력을 강조하는 한편, 차량통신 부품 청사진을 소개했다.
발표에 나선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 전무는 위와 같이 말하며, "현재 디지털키 솔루션 시장 자체는 크지 않다.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다만 2030년이면 4조 가까이 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이노텍은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되기 위해 복합적 활동을 하고있다. 또한 같은 시기 차량통신 사업 자체는 연매출 1.5조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에 기반, 차량과 연결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개폐하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자동차 키를 뜻한다. 스마트폰이 곧 차량 열쇠가 되기에 별도의 실물 키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최근엔 차량 공유 산업이 성장하면서 디지털키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유 전무는 " LG이노텍은 지난 2017년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든 뒤 2019년 제품을 내놨고, 지난해엔 차세대 솔루션까지 개발했다. 일부는 자동차 고객사의 양산 수주 계약건까지 이뤄냈다"면서, 일찌감치 시장성을 읽고 사업을 키워온 자사 기술력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타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BLE와 UWB를 결합했다는 점을 꼽았다.
B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블루투스)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 기반 기술로, 1세대 디지털키에 주로 탑재됐다. 차량에 스마트폰이 가까워지면 신호 세기를 바탕으로 문을 여닫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NFC 기술에 기반하기에 신호 증폭시 차량 해킹 우려가 뒤따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2세대 디지털키에는 UWB(Ultra Wideband. 초광대역)을 결합해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파에 취약한 BLE의 단점을 보완하고, 해킹 보안 리스크를 줄인 것이다.
이번에 LG이노텍이 소개한 3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서는 BLE는 물론, 단점을 보완 UWB에 동작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까지 더해졌다. 예를 들어 LG이노텍 디지털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쥔 채 차량과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디지털키가 활성화된다. 또한 트렁크 문을 열고자 할 때는 '킥(Kick)' 센서 주변에 발을 갖다대면 운전자의 동작이 자동 감지돼 문이 열린다.
남형기 커넥티비티 개발실장은 "3D 좌표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추가 적용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위치를 10cm 이내 오차 범위로 정확히 탐지해 낸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기존 제품은 존 제품은 20~30cm 거리에서부터 차량 도어 개폐 기능이 작동해, 차량 뒷편에 갔는데 앞쪽 문이 열리는 등의 오작동이 발생했다. 반면 LG이노텍의 3세대 제품은 문 10cm 이내에 있을 때만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오작동이 적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 솔루션에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추가 장착해 '아동 감지(CPD, Child-Presence-Detection)'을 더했다. 아이의 움직임과 호흡을 레이더가 즉시 감지해 운전자 스마트폰에 실시간 알람을 보내는 원리다.
미국 안전보장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만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동 39명이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된다. 사고가 잇따르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 내 CPD 기능 탑재를 본격 법규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기관인 유로 NCAP(The 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me)은 올해부터 CPD 기능을 탑재한 차량에 가점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유로 NCAP 최고 평가인 별 5개를 확보하지 못하면 유럽 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CPD 기능 채용은 지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이노텍의 CPD 기능은, 문이 잠긴 차량에 홀로 남겨진 6세 이하 아동의 미세호흡을 감지해 10초 만에 운전자에게 알람을 낸다. 유로 NCAP은 아동의 탑승여부를 감지하여 15초 안에 알람을 보내는 기능을 평가 기준으로 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레이더가 적용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강제로 차 문을 여는 시도를 할 때도 즉각 알람을 전송하거나, 후방 충돌 방지,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알람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구현 가능하다.
남형기 커넥티비티 개발실 실장은 "UWB 레이더를 사용하면 사람의 움직임이나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기에, 가전 쪽에서 레이더 기능을 같이 보고있다"며 "만약 가전 쪽에서 채택한다면, 원가적인 부분서 UWB가 경쟁력이 있다. 적용할 경우 LG씽큐 등 플랫폼에 탑재해 UWB 기능 적용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심화됨에도, 2030년으로 설정한 디지털키 솔루션 및 차량통신 청사진은 변함 없다는 점을 공고히했다.
김형근 전장마케팅담당은 "LG이노텍은 생산기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 유럽, 북미, 멕시코에서도 공장을 운영한다"면서 "관세 정책을 주시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를 어떻게 줄일지는 고객사와 함께 계속 의견을 나누며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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