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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지역·가지는 전국…쟤네 뭐야? 감탄 나오는 금융하겠다"

머니투데이 대담=김진형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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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지역·가지는 전국…쟤네 뭐야? 감탄 나오는 금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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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①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iM금융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지난 1년, 더디더라도 '단단한 체질'을 만들기 위해 자회사의 부실을 정리하고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은 "이제 막 기초체력을 다진 출발점"이라고 지금의 iM금융을 자평했다.

이제 황 회장의 시선은 다음 단계를 향한다. 황 회장은 가장 지역적인 시중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전국으로 가지를 뻗는 '선순환 금융'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역 기반'이라는 정체성과 '전국 진출'이라는 목표가 양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여기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지역 균형 발전에 이어 주주가치 제고까지, 돈을 버는 법뿐만 아니라 '돈을 잘 쓰는 법'에 대한 철학도 담겼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iM금융센터에서 만난 황 회장은 시장에서 "쟤네 뭐야?"라며 놀라는 차별화된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체질 개선 집중한 1년…성과 나더니 주가도 '쑥'

-시중금융그룹으로의 전환 과정을 평가한다면.

▶더 크게 성장하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해서 지난 1년간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수익성이 좋아졌는데 특히 대손충당금이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시중금융그룹이라는 공통의 비전이 생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돈다. 외부적으로는 'iM'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가수 '싸이'를 모델로 발탁했다. 주변에서 광고 보고 연락이 올 때마다 효과를 실감한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들이 나오면서 iM금융의 주가가 연초 대비 60% 넘게 올랐다.

▶주주들과 아주 우호적이다. 시중금융그룹으로 출범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주주들이 iM증권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본비율을 확실히 끌어올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충격이 있더라도 관련 충당금을 작년에 한 번에 반영하면서 의지를 보여줬다. 자본비율 목표는 주주들과 약속한 것 이상으로 달성했다. 주주와 소통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역 기반' 정체성과 '전국 확장'이라는 목표 사이에서 다양한 고민이 있었을텐데.

▶전국으로의 확장은 '생존의 문제'였다. 하지만 가지가 뻗어나가는 것이지 뿌리가 대구·경북임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 요즘 주가가 오르면서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이 iM금융 주식을 많이 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iM금융이 커지니까 지역사회와 주주 모두에게 공헌하는 선순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두 정체성이 양립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해 강원에 이어 올해 수도권·충청까지 확장했다. 초기 성과는 어떤가.

▶개점 초기인데도 올해 6월까지 수도권에서 월별 여신 성장률이 약 35% 수준으로 예상보다 높았다. 특히 수도권 PRM(기업영업 전문인력) 제도가 전체 기업 여신의 10% 이상을 담당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외연 확장이 최우선은 아니다. 지방은행의 경험을 살려 금융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찾고 지원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청주와 천안에 신규 점포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북에서 지역 기업과 만나 iM은 금융사 대표가 직접 기업과 만나는 전통적인 릴레이션을 할 정도로 진심이라고 이야기했다.

-핵심 전략 '하이브리드 뱅크'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온라인(비대면)과 오프라인(대면) 영업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대면 영업을 할 수 없고, 전통적인 은행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전국의 점포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런데 iM은 둘을 모두 아우를 기회를 맞았다. 전국에 거점을 두고 오프라인 영업을 할 수 있고, 온라인 영업을 위해 다수의 점포를 줄일 필요도 없다. 즉, 대구·경북 지역은 150개 기존 점포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을 이어가면서 수도권·중부권에 핵심 거점 점포를 두고 디지털과 병행하는 방식이다.


'수익을 어떻게 쓰는지'도 중요…변화의 타이밍은 지금

-최근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힘을 주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수익을 내는 법'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난달에 '2025 글로벌 ESG 컨퍼런스'를 열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인사들과 심도 있는 ESG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넷제로(탄소중립), 포용금융, 지속가능금융,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네가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이미 iM의 소상공인 지원 규모는 순이익 대비 27%에 가깝다. 볼륨은 작을 수 있지만 그 비율은 월등히 높다.

-내부통제에 대한 투자도 늘었을 것 같다.

▶내부통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기 위해 치밀한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관련 법규부터 타 금융권 사고 사례까지 총 107개 취약점을 도출해서 장기 개선 로드맵을 만들었다. 사소한 리스크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신용모형 재구축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고 산업별로 여신 한도·심사를 지역 산업구조와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서 정하고 있다.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은행 수준으로 상향시키려고 한다.

-은행간 경쟁촉진을 위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승인됐다. '메기'의 역할을 얼마나 했다고 보나.

▶일부에서 메기 역할이 미흡하다고 하지만, BIS 자기자본비율 같은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야 한다. 자본 없이 자산을 확 키우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초부터 다진다는 생각이다. 물론, 메기 역할도 원주 같은 지역에서 새로운 경쟁을 유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산을 키울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를 해준다면 금융권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5~10년 뒤, 'iM금융그룹'은 어떻게 평가받고 싶은가

▶시장에서 "쟤네 뭐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차별화된 금융그룹이 되고 싶다. 지금 변화의 타이밍을 잡았고 디지털 전환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대구은행의 틀을 넘어 전국구 시중은행·시중금융그룹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본다. 고객들에게는 쉽고 재미있고 편리한 금융을 가장 잘하는 금융회사로 평가받고 싶다.

대담=김진형 금융부장 jhkim@mt.co.kr 정리=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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