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마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
6·27 대출 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 6월 한 달간 서울 주택 가격이 1% 가까이 올라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전 조사된 서울의 주택 매매 소비자 심리 지수도 4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서울 주택의 월간 가격 상승률은 0.95%, 아파트는 1.4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주택의 경우 전월(0.38%) 대비 상승률이 2배, 아파트도 전월(0.54%)보다 상승률이 3배 가량 높은 수준으로 2018년 9월(주택 종합 1.25%, 아파트 1.84%)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하기 직전 지나치게 과열된 서울 주택 시장 상황을 보여준다.
서울 자치구별 주택 가격을 보면, 송파구가 2.38% 올라 2018년 1월(2.45%)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어 강남(2.2%), 성동(2.17%), 서초(2.11%), 강동(1.7%)구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서울 평균 주택 가격은 9억1449만원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09%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고, 전국 기준으로는 서울이 크게 뛴 영향으로 0.14%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원은 “전국적으로 비역세권, 구축 단지 등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나 서울·수도권에서는 신축, 재건축, 개발사업 수혜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전국 상승 전환됐다”고 말했다.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 한국부동산원 제공 |
가파른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전세·월세가격까지 함께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 5월 0.15%에서 6월 0.24%로 확대했고, 월세가격 상승률도 0.16%에서 0.24%로 커졌다. 전국 기준으로도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03%. 월세가격은 0.0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원은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임차 수요 증가와 역세권·학군지 등 정주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며 전세는 상승 전환했고, 월세는 상승 폭이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증폭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소비심리지수에서도 확인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50.3으로 2020년 7월(155.5) 이후 4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중개업소·일반가구 설문조사를 통해 매달 산출되는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월 대비 가격·거래량이 상승했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가 지수 115를 넘어선 ‘상승 국면’으로 분류됐으며, 이 중 19개 자치구가 지수 135 이상인 ‘상승 2단계’였다. 송파구는 175를 넘겨 마지막 구간인 ‘상승 3단계’에 올랐다. 국토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6·27 대책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열 양상을 보여왔던 서울 집값 상승세는 6·27 대출 규제 이후 이번달부터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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