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자식이 번 돈으로 먹고사나"… 이웃 조롱에 딸 쏴 죽인 인도 아빠

한국일보
원문보기

"자식이 번 돈으로 먹고사나"… 이웃 조롱에 딸 쏴 죽인 인도 아빠

속보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현장 심정지 50대 사망
전직 테니스 선수 친딸에게 다섯 발 총격
"테니스 강습하지 마"… 딸과 갈등 시작
"딸 사생활도 간섭… 질투가 살인으로"


인도의 전직 테니스 선수 라디카 야다브의 생전 모습. 엑스 캡처

인도의 전직 테니스 선수 라디카 야다브의 생전 모습. 엑스 캡처


인도에서 40대 남성이 테니스 선수 출신인 20대 딸을 총격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이유가 충격적이다. 선수 은퇴 후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딸이 번 돈으로 생활한다는 이웃의 조롱에 수치심을 느끼자, 아무 잘못도 없는 친딸에게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인도 구르그람 지역에 거주하던 전직 테니스 선수 라디카 야다브(25)는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부친 디팍 야다브(49)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디팍은 최소 다섯 발의 총을 쐈고, 부검 결과 그중 세 발이 라디카의 등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디카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지 경찰은 디팍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라디카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취지의 놀림을 자주 받은 끝에 딸에게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디팍은 이웃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라디카가 테니스 강습으로 돈을 버는 걸 여러 차례 반대했다고 했다. 라디카는 아버지의 요구를 거부했고, 이때부터 부녀간 갈등이 시작됐다.

디팍은 임대 수입 등으로 안정적 생활이 가능한 본인이 마치 딸에게 의존해 사는 것처럼 비치는 데 대해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 주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디팍이 평소 딸의 사생활에 지나친 간섭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라디카의 친구이자 테니스 선수인 히만시카 싱 라지푸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라디카의 아버지는 수년간 딸을 통제하고 끊임없이 비판하며 딸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결국 디팍은 딸의 성공을 질투하는 자들의 말에 귀 기울였고,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적었다. 경찰이 입수한 라디카와 그의 코치 간 SNS 대화 내역에는 "집을 떠나 해외로 이주하고 싶다"는 라디카의 언급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