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피츠버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트레이드 시장에서의 ‘파이어 세일’ 가능성 때문이다. 팀 성적이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현지 언론에서는 피츠버그의 스타들이 대거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리그 에이스급 투수인 폴 스킨스를 팔지는 않겠지만, 미치 켈러 등 다른 팀에 가면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할 수 있는 선발 투수들과 불펜에 저렴하고 꽤 괜찮은 투수들이 있다. 야수진에도 오닐 크루즈 등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제법 있는 편이다. 피츠버그가 오랜 기간 리빌딩 절차를 밟으며 키워낸 선수들인데, 만약 당분간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이들 중 일부를 시장에 내놓고 유망주를 확보할 수 있다. 켈러나 크루즈를 마다할 팀은 없다.
만약 피츠버그가 트레이드 시장에 ‘셀러’로 나선다면, 우리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배지환(26·피츠버그)이 될 수도 있다. 배지환은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가지 못한 채 트리플A에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몇 경기를 뛰기는 했지만, 현재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는 배지환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양상이다.
도루 성공은 많았지만 실패도 9번이 있었고, 상황을 읽지 못하는 베이스러닝도 간혹 있었다. 결국 지난해는 메이저리그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89에 머무르며 주어진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올해는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고, 5월 초 잠깐 올라왔으나 7경기에서 타율 0.091의 최악 부진 속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메이저리그에서 영원한 기회는 없다. 배지환보다 어린 유망주들이 또 대기한다. 피츠버그로서는 메이저리그 150경기 이상에서 어느 정도 견적을 내본 배지환에 더 미련을 두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배지환은 메이저리그 통산 157경기에서 타율 0.228, OPS(출루율+장타율) 0.592에 머물렀다. 당초 내야 유망주였던 배지환은 팀에서의 활용성을 넓히기 위해 외야로 겸업하고 있으나 피츠버그는 이미 그런 선수들이 적지 않게 있다.
한 가지 기대를 걸 만한 것은 7월 성적의 반등이다. 배지환은 7월 들어 트리플A 타율 0.344, 출루율 0.417, 장타율 0.500, OPS 0.917, 6도루로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피츠버그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마지막 실험을 해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팀에 언제든지 부상자가 생길 수도 있고, 혹은 트레이드로 선수가 빠져 나갈 수도 있다. 배지환으로서는 포기하지 않고 트리플A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배지환이 트레이드 카드가 될 수도 있지만,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메인칩이 되는 것은 당연히 어렵고 원하는 팀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각 팀별로 대주자·대수비로 쓸 만한 선수들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배지환이 극적으로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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