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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7번째 청룡 품을까 … 부산고 46년 만의 우승 도전

조선일보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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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7번째 청룡 품을까 … 부산고 46년 만의 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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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부산고 청룡기 결승 격돌
전통의 야구 명문 덕수고와 부산고가 고교 야구의 진정한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준결승전에서 부산고는 대구상원고를 7대3으로 이겼고, 덕수고는 4시간 52분 혈투 끝에 경기항공고를 10대9로 물리쳤다. 덕수고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오른 결승에서 통산 7번째 우승을 노린다. 1986년 첫 우승부터 2012~14년 3연패(連覇)를 포함해 7차례 청룡기 결승에 올라 6번 이겼다. 부산고는 1978~79년 2년 연속 우승 이후 무려 46년 만에 4번째 청룡을 품에 안겠다는 기세다. 결승 진출도 1985년이 마지막으로 40년 만이다. 두 학교의 결승은 1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4시간 52분 혈투 벌인 덕수고

덕수고와 경기항공고의 준결승전은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한 명승부였다. 4시간 52분 동안 양 팀은 안타 23개, 사사구 15개를 쏟아내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9회 말 경기가 끝나자 덕수고 선수단뿐만 아니라 경기항공고에도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덕수고 선수들이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행을 확정한 직후 다 같이 달려 나와 물을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덕수고는 이날 청룡기 준결승전에서 4시간 52분 혈투 끝에 경기항공고를 10대9로 꺾었다. /고운호 기자

덕수고 선수들이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행을 확정한 직후 다 같이 달려 나와 물을 뿌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덕수고는 이날 청룡기 준결승전에서 4시간 52분 혈투 끝에 경기항공고를 10대9로 꺾었다. /고운호 기자


1회 말 수비 때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내준 덕수고는 2회 초 최수완의 2타점 3루타, 이건후의 스퀴즈 번트로 3-1 역전에 성공했다. 덕수고는 3회에도 안타 4개로 2점을 추가하며 5-1로 리드를 벌렸다. 덕수고는 3회 2점을 내줬지만, 4회 박종혁·이채원의 연속 안타로 7-3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경기항공고의 추격은 매서웠다. 경기항공고는 4회 말 2사 후에 볼넷 2개와 김재훈과 장현명의 연속 안타, 상대 보크와 실책으로 4점을 내며 7-7 동점을 만들었고, 5회 김다민의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7-8로 뒤진 덕수고는 6회 2사 만루에서 상대 포수의 포구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고, 설재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10-8로 전세를 뒤집었다. 창단 8년 만에 청룡기 첫 4강에 오른 경기항공고는 8회 말 장현명이 3루타를 치고 상대 실책으로 홈까지 파고들며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마지막 뒷심이 부족했다.

덕수고는 이날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5회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2학년 엄준상은 101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을 2실점(1자책) 6탈삼진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엄준상은 “상대가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동료들이 점수를 다시 내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던졌다”고 했다. 덕수고 2학년 타자인 설재민(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최수완(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이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오늘 힘든 경기를 했지만, 결승에선 강점인 타격을 살려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좌완 박준건 호투, 역전승 부산고

부산고는 선발 김지완이 1회 대구상원고에 2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2회 무사 1루에 구원투수로 올라온 부산고 좌완 박준건이 경기 흐름을 뒤바꿨다. 박준건은 187cm 큰 키에서 가볍게 툭툭 내려찍어 던지는 공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상대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박준건은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석에선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찬 ‘천재 타자’ 안지원이 맹타를 휘둘렀다. 부산고는 3회 초 안지원의 적시타와 강민기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이뤘다. 부산고는 5회 초 안지원이 안타로 출루한 뒤 최민제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7회초 부산고는 강민기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더해 4-2까지 앞섰다. 박준건에 이어 8회 무사 2루 상황에서 2학년 에이스 하현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현승은 희생플라이로 대구상원고에 1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았다. 부산고는 안지원이 9회 또다시 적시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앞섰고, 이어 대구상원고의 수비 실책과 서성빈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투타 겸업의 하현승은 “오늘 타석에서 안타를 못 쳐 마운드에 올랐을 때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박준건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해 하현승도 결승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며 “40년 만에 잡은 우승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고 했다.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4강전

덕수고 10―9 경기항공고

부산고 7-3 대구상원고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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