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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 형 정말 멋있게 떠나…나는 마음의 준비 안 돼" 에이징 커브 아니었다, '3할 타격 기계' 은퇴 시기상조 [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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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호 형 정말 멋있게 떠나…나는 마음의 준비 안 돼" 에이징 커브 아니었다, '3할 타격 기계' 은퇴 시기상조 [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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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LG 트윈스 '타격 기계' 외야수 김현수가 결승타를 때리면서 팀 2연승과 단독 2위 등극을 이끌었다.

최근 2년 동안 에이징 커브라는 시선 속에 겪었던 부진을 극복한 김현수는 여전히 자신의 타격 능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현수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팀의 4-3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수)~천성호(3루수)~김현수(지명타자)~문보경(1루수)~문성주(우익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함창건(좌익수)~박해민(중견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키움 선발 투수 하영민과 상대했다. LG 선발 투수는 임찬규였다.

1회초 임찬규가 임지열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맞은 가운데 LG는 2회말 박동원의 내야 안타 적시타, 4회말 오지환의 희생 뜬공으로 추격에 나섰다.

2-3으로 뒤진 7회말 LG는 무사 1, 3루 기회에서 천성호의 동점 땅볼 타점으로 3-3 균형을 맞췄다. 상대 폭투로 이어진 1사 2루 기회에서 김현수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LG는 8회초 이정용, 9회초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려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결승타를 때린 김현수는 올 시즌 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86안타, 7홈런, 56타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433, 득점권 타율 0.425로 팀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근 2시즌 동안 장타력이 급감하면서 에이징 커브 논란을 겪기도 했던 김현수는 올 시즌 전반적인 타격 지표를 다시 끌어 올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7회말 결승타 상황을 돌이켜보면,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는 걸 느꼈다"며 "초반에 속구 예상이 좀 틀렸는데, 폭투가 나오면서 상대 투수의 실투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줄어든 3할 타자(규정 타석 기준 11명)에 대한 질문에 김현수는 "이젠 타율 3할의 가치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야구는 점수를 내고 막는 쪽으로 흐르다 보니, 타율보다 다른 지표들이 중요해진 것 같다”며 “타율은 안 나와도 팀에 보탬이 되는 방향을 고민하고 연습 중"이라고 밝혔다.


투고타저가 뚜렷한 올해 리그 상황에 대해서도 "공도 안 날아가고, ABS 존도 까다롭고,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야수들이 힘들어도 예전엔 투수들이 더 고생했으니까 이제 우리가 적응해야 한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래도 최근 2년간의 부진을 딛고 다시 페이스를 올리는 점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김현수는 "그때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안 따라줬다. 끝까지 잘 해낸다면, 그 시절 무엇이 문제였는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2022시즌 초반엔 잘 돼서 메커니즘을 다 바꿨는데, 나한텐 안 맞는 방식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털어놨다.

팀 타격 성적이 지난 6월부터 침체한 상황에 대해선 김현수는 "선수들이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니라, 지금은 사이클 상 잠시 주춤한 것뿐"이라며 "좋았던 선수들이 다시 살아나고, 또 새로운 활약을 보여줄 선수도 나올 것"이라 확신했다.


2위 LG는 3위 롯데, 4위 KIA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롯데와는 1경기, KIA와는 1.5경기 차다.

김현수는 "팬들은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우리도 피곤하지만, 도망가는 팀도, 쫓아가는 팀도 다 피곤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안 지고 전반기를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나중에 가을 야구에서 한화 류현진 선수랑은 안 붙는 게 제일 좋다. 생각만 해도 머릿속이 깜깜하다"며 웃었다.

다가오는 올스타전 최다 출전 기록(16회)에 대해 김현수는 "감독님들과 팬들이 잘 뽑아주신 덕분이고, 부상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냥 많이 나간 것도 감사하고, 부모님께도 건강한 몸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퍼포먼스 상에 대해선 "뒤에 나가면 더위에 지치고, 사실 보이지도 않아서 소용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현수는 옛 팀 동료 김재호의 은퇴식을 지켜본 소감도 남달랐다. 김재호는 지난 6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21년 동안 뛰었던 두산 유니폼을 벗는 은퇴식과 은퇴 경기를 치렀다.

김현수는 "오랜 인연이 있었던 (김)재호 형이라 은퇴식을 보니까 감회가 남달랐고 같이 하던 형들이 한두 명씩 은퇴하니까 나도 준비해야 하나 싶은데 마음의 준비는 안 됐다(웃음)"며 "재호 형이 정말 멋있게 떠난 것 같다. 제2의 삶을 응원한다. 또 저희 아버지와 형이 재호 형이 진짜 똑같이 생기셨다. 야구장에 오면 재호 형 가족이냐고 계속 물어볼 정도였다. 그래서 재호 형이 은퇴한다니까 또 아버지하고 형도 좀 섭섭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