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격노한 ‘대통령실 회의’ 본격 조사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팀이 이른바 ‘VIP 격노설’ 규명을 위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오는 11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차장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화를 내는 것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8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오는 11일 오후 3시 김 전 차장을 소환 조사한다. 당시 대통령실이 보고받은 내용과, (순직 해병 관련) 수사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해병대 수사단의 순직 해병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인 격노설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회의 직후인 오전 11시 54분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게 전화해 “이런 일로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통령실의 외압 등이 작용해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빠졌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김 전 차장과 조태용 전 안보실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이 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내란 특검 2차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
특검은 전날 소환 조사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이 명시적으로 진술 거부권을 사용하진 않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있다”고 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기소한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에 대해 “업무 배제 요청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특검은 박 전 단장에 대한 항명죄 기소가 부당하다고 보고 항소 취하 등을 검토 중이다. 박 전 단장의 항명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 임 전 사단장 부인이 김건희 여사 측과 소통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특검은 부인했다. 정 특검보는 “통화 상대방을 특정한 단계는 아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상당히 확인된 게 아니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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