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 통해 신당 창당 선언
트럼프 "터무니없는 일"
지지자들 테슬라 이사회 압박
트럼프 "터무니없는 일"
지지자들 테슬라 이사회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의 신당 창당을 "혼란만 불러올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감세안으로 촉발된 두 사람의 갈등은 미국 정치 지형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머스크 CEO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은 새 정당을 원했고,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오늘 아메리카당은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낭비와 부패로 국가를 파산시키는 단일 정당 체제 속에 살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머스크 CEO는 아직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아메리카당 설립을 알리는 공식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머스크 CEO가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배경에는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역겹고 흉측한 법안(disgusting abomination)"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글을 삭제하며 잠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감세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공화당을 "무책임하고 탐욕스럽게 재정을 낭비하는 돼지고기 정당(PORKY PIG PARTY)"이라고 비난하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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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은 새 정당을 원했고,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오늘 아메리카당은 여러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낭비와 부패로 국가를 파산시키는 단일 정당 체제 속에 살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머스크 CEO는 아직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아메리카당 설립을 알리는 공식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머스크 CEO가 반(反)트럼프로 돌아선 배경에는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역겹고 흉측한 법안(disgusting abomination)"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글을 삭제하며 잠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감세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공화당을 "무책임하고 탐욕스럽게 재정을 낭비하는 돼지고기 정당(PORKY PIG PARTY)"이라고 비난하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WSJ는 "머스크의 신당 구상은 트럼프의 핵심 후원자이자 최측근이었던 억만장자가 이제는 그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시도"라며 "제3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적은 없지만 주요 정당의 표를 가져가는 '방해꾼(spoiler)'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의 신당 창당 도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제3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제3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도 "머스크는 지난 5주간 사실상 '열차사고'처럼 완전히 제어불능 상태였다"며 "미국에서 제3당이 성공한 전례는 없으며, 제도 자체가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3당이 유일하게 잘하는 일은 전면적인 혼란과 파괴를 일으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전기차(EV) 의무화 조항이 폐지된 데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은 처음부터 해당 의무화 정책에 반대해왔고 머스크 CEO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는 머스크 CEO의 창당 선언이 미국 정치 체제 개혁이 아니라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임을 시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미국에서 제3당이 정착하기는 제도적으로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승자독식(winner-takes-all)' 선거제도로 인해 소수 정당이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대선에서 '노 라벨(No Labels)'이라는 제3지대 구축 시도가 있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좌초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 체제는 160년 넘게 미국 정치를 지배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분열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40%대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머스크가 막대한 자금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양당이 장악한 미국 정치권의 권력 구조를 깨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신당 창당의 현실적 제약이 뚜렷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들은 테슬라 이사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제임스 피시백 아조리아파트너스 CEO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인 로빈 덴홀름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이사회가 곧바로 머스크를 만나 정치적 야망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요구해야 하며, 그가 테슬라 CEO로서 전임 의무와 양립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것을 권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사 아조리아가 계획하던 테슬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보류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운영 중인 다양한 회사의 이사회는 그가 경영에 집중하길 바랄 것"이라며 정치 활동 자제를 주문했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기업들도 정치적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 금융매체 배런스(Barron's)는 "스페이스X가 보유한 220억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이 철회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 프로그램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연초 약 406달러에 거래되던 테슬라 주가는 7월 3일 기준 315달러로 마감하며 상반기 동안 약 22% 하락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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