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3년 만에 한일전 앞둔 홍명보 “런던올림픽 동메달 기억하는가”

조선일보 김동현 기자
원문보기

3년 만에 한일전 앞둔 홍명보 “런던올림픽 동메달 기억하는가”

속보
강훈식 "인천공항 주차대행 개편, 이용자 불편 가중"…국토부 점검 지시
모리야스 감독과 첫 대담... 15일 축구 동아시안컵서 대결
지난달 26일 일본 교도통신 주최 특별 대담에서 만난 홍명보(왼쪽)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교도통신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일본 교도통신 주최 특별 대담에서 만난 홍명보(왼쪽)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교도통신 연합뉴스


7일 개막하는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하이라이트’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3년 만에 치러지는 축구 한일전으로 직전 경기(2022년 7월 나고야)에선 한국이 0대3 완패했다. 홍명보(56) 축구 대표팀 감독은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목표는 전승(全勝) 우승”이라고 했고, 모리야스 하지메(57) 일본 감독도 “우승을 위해 싸우겠다”며 맞섰다.

두 감독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6일 일본 지바현 드림필드에서 양복 차림으로 만났다. 한일 양국의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교도통신이 주최한 특별 대담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 축구는 가장 먼저 아시아 정상에 도달했고, 일본이 이를 추격했다”며 “일본 축구가 성장해 지금에는 한국과 라이벌이자 동료로 아시아를 이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도 최근 일본의 성장을 큰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대담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 살 터울인 홍 감독과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 시절 양국을 대표하는 명수비수로 여러 차례 맞붙었다. A매치 외에도 홍 감독이 1997년부터 2001년까지 J리그(일본 프로축구) 벨마레, 가시와에서 활약할 때도 모리야스 감독과 경쟁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두 사람이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한일전은 언제였을까. 홍 감독의 선택은 일본에 0대1로 패한 1993년 카타르 도하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 당시 한국은 일본에 지고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일본은 실패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에서 치러진 1998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꼽았다. 일본이 2대0으로 완승한 경기. 당시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한 모리야스는 “월드컵에 나가려면 한국이란 높은 벽을 넘어야 했는데 실제로 성공해 감명 깊었다”고 했다.

두 감독이 공통으로 꼽은 한일전은 2012 런던 올림픽 3·4위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이 박주영·구자철의 연속골로 동메달을 딴 경기다. 모리야스 감독은 “세계 정상을 다투는 무대에서 양국이 대결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다”고 했다.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홍명보(왼쪽)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뉴스1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홍명보(왼쪽)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뉴스1


이날 대담에선 2002 한일 월드컵도 화두에 올랐다. 홍 감독은 “양국이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고, 함께 16강에 진출해 기뻤다”고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의 탈락 이후 한국이 아시아 대표로서 자랑할 만한 싸움을 해줬다”고 했다. 홍 감독은 일본이 16강전에서 패하자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단을 긴급 소집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히딩크 감독은 “일본이 탈락했으니 ‘한국도 이만큼 했으면 됐다’고 생각하지 마라. 우리의 목표는 더 위에 있다”고 다그쳤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도자로서의 사명을 묻는 질문에도 비슷한 답을 꺼냈다. 홍 감독은 “선수 모두 유니폼 뒷면의 이름보다 앞면의 팀 엠블럼(문장)을 중시하는 단결력이 중요하다”고 했고, 모리야스도 “개개인의 가치관을 존중하되 하나로 묶여 싸우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대담의 마지막 주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었다.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대회. 모리야스는 “지금 성적을 보면 터무니없을 수 있지만 한 판씩 집중해 싸우면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2002년 준결승까지 간 한국을 지켜봤기에 더 잘 안다”고 했다. 홍 감독은 “한국 역시 지금까지 가본 적 없는 곳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