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 같은 책 읽은 것 맞아? 얘기만 들어선 다른 책 같아. 재밌다, 정말.”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열쇳말을 뽑아내는 저와 구둘래 선배에게 이유진 선배가 한 말입니다. 지난주 책거리 코너에서 소개했던 ‘찬란한 불편’에 감동한 나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이 책 얘기를 꺼냈습니다. 구 선배는 이 책의 저자 하오밍이를 인터뷰했기 때문에 이미 책을 읽은 상태였고, 술자리에서 만난 저희는 그 책을 안주 삼아 대화를 나눴지요. 저는 이 책에서 ‘도전’을, 구 선배는 ‘용서’를 열쇳말로 뽑아냈습니다. 너무 흥미로워, 이 책을 읽은 또 다른 친구에게도 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친구는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남는 것이 사람마다 다른 걸 확인하니, 독서가들이 왜 ‘함께 읽기’를 강조하는지 알겠더군요.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와만의 소통이 아니라, 나 자신과 대화하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책이 내게 남기는 메시지는 결국, 내 마음속에 어떤 질문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 말이지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라면,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이렇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겠다고요. 이번 책을 통해 저는, 제 마음 밭에 ‘도전’이라는 씨앗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도전에 마음이 머물러 있어서일까요? 이번주 신간 가운데 제 눈길을 잡은 책 제목은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였습니다. 이 책은 다람 출판사의 ‘얽힘’ 시리즈 두번째 책인데요. 김이설·이주혜·정선임 세 여성 작가가 각각 단편을 썼지만, 전주부터 인천이라는 이어지는 공통의 장소를 배경 삼아 각각의 이야기가 어떤 연결 고리를 담고 있습니다. 첫사랑, 익숙한 동네, 지나간 시절의 상처를 테마 삼아, 누군가가 떠나온 그곳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입니다. 책을 읽은 뒤 제목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가 마치 삶의 구호처럼 제 마음속에 또렷이 새겨졌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질문을 품고 있나요?
양선아 텍스트팀장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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