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호주·인도 '핵심광물 이니셔티브' 출범…중국 견제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안보협력체 '쿼드'(QUAD)가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핵심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쿼드(QUAD) 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쿼드 4개국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장관 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고 "공급망 확보와 다각화를 위한 협력"을 목표로 한 핵심광물 이니셔티브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핵심광물과 파생 제품 가공·정제를 단일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 산업을 경제적 강압, 가격 조작, 공급망 혼란에 노출한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공급망 다각화에 "개인적으로 매우 집중해 왔다"며 "실질적인 진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첨단산업에 필수인 주요 광물시장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은 전기차에 필수적인 흑연, 희토류 등 여러 핵심광물의 주요 매장국이자 생산국이다. 흑연의 90% 정도가 중국에서 정제되고 희토류의 70%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독점력을 바탕으로 광물 공급망을 경제적·외교적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

쿼드는 이날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에 관한 심각한 우려"도 표명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중국을 견제하는 표현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쿼드가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선택의 자유를 갖는 것은 개발과 안보 관련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4개국 장관은 북한과 관련해 "불안정을 초래하는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했다.

장관들은 인도의 요청으로 지난 5월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힌두교 민간인 사망 사건도 규탄하며 "책임자들은 지체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인도는 이 사건의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며 파키스탄을 공습했다. 양국은 나흘간 교전을 벌이다 미국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쿼드 회원국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공동성명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 일본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에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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