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2019년 '시와 편견'을 통해 등단하고 낸 첫 시집 '내게 말을 걸었다' 이후 6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시집에는 특별히 화가 문철의 초현실 드로잉 30점을 함께 수록했다.
시인은 익숙한 슬픔을 껴안은 고요하고 절절한 시적 자아를 드러낸다. 자신을 "슬픔을 슬픔으로 위로받는 실금의 시인" "극한적 절망을 껴안는 시인"이라 칭하며, 고요한 고통의 미학을 풀어낸다.
손현숙 시인은 추천글을 통해 "깊고 아름답고 쓸쓸한 시인의 침묵을 본다. (중략) 그늘이 그늘을 지우는 방식으로 그녀는 오늘도 시를 쓴다"고 밝히며, 존재와 상실, 아름다움과 고요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는 시적 긴장감을 강조했다.
화가 문철의 얼굴을 모티브 삼아 점, 선, 면을 조형 요소로 활용해 다양한 감정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림은 시와 결합해 강렬한 상호작용을 이룬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은 "사람의 감정과 상징을 디테일하게 그려낸 문철 작가의 드로잉은, 간결한 시만큼이나 울림이 깊고 그윽하다"며 "영혼의 감성을 읽어내는 전도사처럼 보인다"고 호평했다.
현재 김혜주 시인은 시 전문 플랫폼 '시의 시간들'의 디렉터와 영문 비평 저널 'Korea Focus'의 편집진으로 활동하며 시와 언어를 넘는 다양한 예술 간 협업에 도전하고 있다.
문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뒤, 홍익대학교 교수 및 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시각예술계의 원로다. 지난달에는 시집 'B flat'과 연계한 전시 'B 플렛 그리고 찰나'를 개최한 바 있다.
B플렛 | 김혜주 글 | 문철 그림 | 리토피아 | 128쪽 | 1만4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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