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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리인하 안 한다 확답 못해"…美연준 의장의 미묘한 입장 변화

머니투데이 뉴욕=심재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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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리인하 안 한다 확답 못해"…美연준 의장의 미묘한 입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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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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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는 듯한 언급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를 대폭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주최로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중앙은행 정책포럼에서 '7월 금리인하가 완전히 불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확답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은 데이터에 달렸고 회의 때마다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회의에서도 금리인하 여부를 미리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겠다"며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까지도 9월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시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켜본 뒤 금리를 손봐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원론적인 언급으로 볼 수도 있지만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입장 변화로 해석할 여지가 적잖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을까지 금리 인하를 미루자는 기존 입장에서 다소 유연해진 태도"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게시물 압박 하루만에 나왔다는 점도 묘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나라가 34개국에 달한다는 친필 게시물을 올리고 미국도 기준금리를 1% 또는 그 이하로 대폭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에서 "제롬, 당신은 늘 그렇듯 너무 늦다"며 "당신은 미국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고 지금도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네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조기 인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상황이다. 연준의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지난달 잇따라 7월 금리 인하론을 꺼냈다. 파월 의장을 포함해 3명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당시 임명한 인사다. 특히 보먼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연준이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을 때도 반대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매파(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안정 우선주의) 인사로 꼽혔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부의장에 임명된 뒤엔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다. 월러 이사는 2026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 후보로 거론된다.

파월 의장의 미묘한 언급 이후에도 시장은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서 7월 금리 동결 예상은 이날 기준으로 81%에 달한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이날 3.76%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것도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고 있다는 신호다.


파월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아니었다면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낮았을 것"이라며 "관세 규모를 보고 금리 인하를 멈췄고 그 이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앤드류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같은 상황이었다면 파월 의장과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난 뒤 연준 이사직을 계속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의장 임기 이후에도 2028년까지 이사로 남을 수 있다. 후임 의장에게 어떤 조언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연준은 완전히 비정치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연준은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소관이 아닌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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