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후변화로 이상 급증”
2015년 中 산둥 지역서 유입된 듯
2015년 中 산둥 지역서 유입된 듯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들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
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수도권 주택가와 등산로를 휩쓸면서 이를 없애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인천 계양구는 30일 러브버그가 폭증한 계양산 정상부와 등산로 일대에 대한 청소 작업을 이틀째 진행했다. 395m 높이의 계양산 일대를 러브버그가 점령한 탓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엔 러브버그가 등산로마다 빼곡하게 붙어 있고, 정상 부근은 러브버그들이 까맣게 뒤덮었다. 정상 근처 사람들이 쉬는 공간엔 약 10㎡ 바닥이 러브버그 사체로 가득 쌓여 있었다. 등산을 온 한 시민은 “러브버그가 기절할 정도로 많아 혐오스러웠다”며 “산에 오르기가 무섭다”고 했다.
서울시도 창궐하는 러브버그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378건에서 지난해 7월 기준 929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약 2주 동안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1589건 접수됐다. 서울시는 러브버그가 불쾌감을 주지만 인체에 무해하고 진드기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益蟲)인 점을 감안해 ‘친환경 방제’로 제어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은평구는 러브버그의 근원지로 꼽히는 관내 봉산과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마포구는 살충제 대신 ‘살수(물 뿌리기)’ 방식으로 러브버그에 대응할 방침이다. 날개가 약한 러브버그는 물 뿌리기만으로도 쉽게 제거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건 지난 2015년이다.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산둥, 남부 등지의 러브버그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 발견된 러브버그와 유사했다. 암수가 한 쌍으로 붙어 다니며 번식하는 습성 탓에 ‘러브버그’라는 별칭이 붙었다.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전문가들은 “기후 온난화로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서 러브버그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약 6㎜ 크기의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 성충은 화분 매개자 역할을 하고, 애벌레는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등 역할도 한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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