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아뇨, 아무것도
'메리골드 마음 식물원' 표지 이미지 |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메리골드 마음 식물원 = 윤정은 지음.
윤정은의 판타지 소설 '메리골드'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완결편이다. 첫 작품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와 두 번째 작품인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과 세계관과 이야기가 연결된다.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며 모습과 직업을 바꾸는 시리즈의 주인공 지은은 이번 작품에서 메리골드 마을에 식물원을 연다. 그는 자신에게 사람의 마음을 꽃과 식물로 피워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소설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펼쳐진다. 아이를 유산한 뒤 상실감에 시달리는 윤지, 거듭된 실패에 불안해하는 상수,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는 평범한 직장인 우연 등 아픈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지은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식물로 피워내며 아픔을 어루만진다. 각자 지워버리고 싶던 상처가 사실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도 했음을 일깨워준다.
시리즈 첫 작품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마음을 보듬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호평받아 출간 1년 7개월 만에 100쇄를 돌파하는 등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세계 10개국에 출간됐다.
북로망스. 272쪽.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표지 이미지 |
▲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 공현진 지음.
소설가 공현진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지난해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표제작, 2023년 신춘문예 당선작인 '녹'을 비롯해 총 여덟 개 단편을 수록했다.
표제작은 각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격한 희주와 주호가 수영 강습 초급반에서 만나 서로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이야기다.
희주는 학창 시절 동창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그 친구가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주변에 무관심했던 인물이다. 그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끊임없이 지구 멸망과 환경 파괴 문제를 생각한다.
주호는 일하던 공장에서 어린 외국인 노동자가 죽은 뒤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이 계속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죠"라고 말한 뒤 공장을 떠난다.
이처럼 비관적인 환경 속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을 기울이는 희주와 주호의 모습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문학과지성사. 296쪽.
'아뇨, 아무것도' 표지 이미지 |
▲ 아뇨, 아무것도 = 최제훈 지음.
한무숙문학상 수상자인 최제훈의 미발표 단편 15편을 수록한 소설집이다.
표제작은 평범한 직장인인 화자가 회사 회식을 마치고 가는 방향이 같아 함께 택시에 탄 다른 팀 신입 직원에게서 "가끔 다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입 직원은 그가 술집에 있는 모습과 "아뇨, 아무것도"라고 말하는 장면이 보인다고 말한다. 이에 화자는 정말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길지 호기심을 느낀다.
수록작들은 무심하게 지나치는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뜻밖에 환상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을 포착해 기묘한 인상을 자아낸다.
한겨레출판. 252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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