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택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세계화’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대가 있었다. 지구촌 여러 나라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공동의 번영을 도모하려고 했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기술과 자원을 둘러싼 하드파워 경쟁으로 회귀하고 있다. 물리적 장벽은 높아졌지만 정서와 감성을 매개로 한 ‘소프트파워’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소프트파워를 이끄는 문화·예술 콘텐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는 세계 각지에서 높은 위상을 누리고 있으며, ‘K’로 대표되는 브랜드의 가치와 경제적 파급력도 막대하다. 이재명 정부도 이러한 소프트파워의 힘을 실감하고 주요 정책 방향에 포함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문화산업을 활성화하고, 많은 직업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나라의 소프트파워 역량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의 이면에는 결정적이고도 필수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번역이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도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하면 국경 밖의 독자·관객과 만날 수 없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자체로 한국 문학의 쾌거였다. 동시에 우리 문학의 깊이와 미학을 정확하고 창의적으로 세계에 전달해 낸 번역의 성과이기도 했다. 문학뿐 아니다. 영상, 음악, 무대예술 등 모든 콘텐츠는 각기 다른 번역 방식과 감각을 요구한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번역 인재의 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행히 한국은 소프트파워를 이끄는 문화·예술 콘텐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는 세계 각지에서 높은 위상을 누리고 있으며, ‘K’로 대표되는 브랜드의 가치와 경제적 파급력도 막대하다. 이재명 정부도 이러한 소프트파워의 힘을 실감하고 주요 정책 방향에 포함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문화산업을 활성화하고, 많은 직업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나라의 소프트파워 역량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의 이면에는 결정적이고도 필수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번역이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도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하면 국경 밖의 독자·관객과 만날 수 없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자체로 한국 문학의 쾌거였다. 동시에 우리 문학의 깊이와 미학을 정확하고 창의적으로 세계에 전달해 낸 번역의 성과이기도 했다. 문학뿐 아니다. 영상, 음악, 무대예술 등 모든 콘텐츠는 각기 다른 번역 방식과 감각을 요구한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번역 인재의 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소프트파워 강국들은 현대 문학은 물론 고전과 시, 희곡 등 다양한 문학 자산을 세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단테,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의 작품은 여전히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한국 역시 문화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꾼다면 현대소설뿐 아니라 우리의 고전문학, 시, 인문학 명저 등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에도 더 노력해야 한다. 잘 번역된 우리 문학과 학술 도서가 풍성해야 해외 한국학이 현지의 지적 담론에 참여하고, 또 한류의 현지화도 심화할 수 있다.
이제 번역의 가치와 중요성을 중심에 둔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한국의 지적, 정신적 메시지와 문화 전통을 세계로 발신하는 전문 인재 양성 교육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지난해 말 문학진흥법 통과로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췄다. 창의적 번역 기법을 연마한 졸업생들은 출판,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다. 번역 전문 교육기관의 설립은 우리 문화를 해외로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될 것이다.
번역은 기능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인류 공통의 정신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공공 자산을 포괄하는 전문적 창조적 영역이다. 번역대학원대학교는 소프트파워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핵심 기관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 콘텐츠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차세대 번역가들을 양성하고, 나아가 번역 전문 교육의 표준을 제시하는 독보적 교육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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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택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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