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양안, 軍·외교 전략 전면 재검토…美 대중 억제력 회복"
"트럼프 위협 흘려듣던 中 각성"…美 중심 중동 이동 관련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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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JD 밴스 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국제 정치·군사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으로 중국과 대만이 역내 군사·외교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중동 정책을 전문으로 하는 안드레아 기셀리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중국은 트럼프 2기가 보다 거래 중심적, 실용적이며 따라서 그들과의 관계가 보다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트럼프가 지역 분쟁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는 고립주의 노선을 택할지, 아니면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압박할 경우 군사 개입에 나설지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공습 결정은 '트럼프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 '트럼프는 위기 상황에서 물러설 것이다'라는 중국 내부의 관측을 무너뜨렸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이라고 전했다.
윤 선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 선임연구원도 "이번 이란 공습은 트럼프가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측의 기존 관점을 뒤흔든 계기"라며 "중국은 앞으로 '회색지대 전략', 즉 대만 인근에서의 공군·해군 활동이 트럼프의 군사적 대응을 촉발할 수 있을지를 더 신중하게 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의 라이칭더 내각도 이번 공습의 전략적 시사점을 분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가 '미국에서는 고립주의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기존 인상을 산산조각 냈다는 것이 이들의 초기 평가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공습은 아마도 중국에 대한 억제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과 지역 당국자들은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의 군사 자산 재배치가 그간 '최우선 위협'(pacing threat)으로 여겨온 중국에 대한 집중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중국 전문가 투비아 게링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생각하는 이들 모두가 이 같은 관점에서 이번 사태의 함의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의 한 안보 당국자는 미국의 빠른 공습과 즉각적인 휴전이 "중동 사태를 신속히 정리해 인도-태평양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티안원린 중국 인민대 국가지역연구원 산하 중동연구소 소장은 미국이 중동 문제에 더욱 깊이 개입할 경우 중국에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이란이 지나치게 쇠약해질 경우 중국의 지정학적·경제적 이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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