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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로라도 ‘다이노소어 리지’는 수컷 공룡들 단체 구애장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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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로라도 ‘다이노소어 리지’는 수컷 공룡들 단체 구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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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으로 땅 긁고 걷어차는 등
암컷에 구애한 흔적 암석서 확인
“조류 구애 행동 공룡까지 이어져”
이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플러팅(flirting)’이 공공연하게 잇따랐던 장소가 약 1억 년 전 공룡 사회에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 사회에 비유하자면 일종의 나이트클럽 같은 댄스장에서 수컷 공룡들이 단체 미팅을 앞두고 사랑을 구하는 춤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약 1억년 전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가 발을 구르며 사랑을 구하는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묘사한 가상 사진./Xing Lida

약 1억년 전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가 발을 구르며 사랑을 구하는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묘사한 가상 사진./Xing Lida


미국 올드도미니언대와 샌디에이고 자연사박물관 등 공동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크리테이셔스 리서치(Cretaceous Research·백악기 연구)’에 최근 발표한 이번 연구는, 미국 콜로라도주의 공룡 화석 발굴지 ‘다이너소어 리지(Dinosaur Ridge)’에서 약 1억 년 전 공룡들이 집단 구애 의식을 벌였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수컷 공룡들이 특정 장소에 모여 발톱으로 땅을 반복적으로 긁거나 뒤로 걷어차며 마치 춤을 추듯 행동한 흔적이 암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흔적은 현대 조류가 벌이는 렉(lek) 행동과 유사하다. 렉은 수컷들이 한자리에 모여 암컷에게 구애하는 군무(群舞)를 뜻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조류의 구애 행동이 공룡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2019년 촬영한 드론 영상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항공 촬영을 추가로 진행해 공룡의 구애 흔적들을 30여 곳 발견했다. 이를 분석해 공룡이 제자리에서 발로 땅을 긁거나 뒤로 걷어차는 동작의 결과라고 결론 내렸다.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뒤로 내차는 행동이나, 몸을 비틀면서 발톱으로 땅을 긁거나 걷어낸, 마치 춤과 같은 집단적 움직임이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공룡의 사회적 행동에 관한 새로운 단서”라며 “조류와 마찬가지로 공룡도 단체 구애 행동을 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했다.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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